車가격 내림세 전환…현대차 1년 새 할인대상 3종→25종으로

입력 2023-04-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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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반도체 및 부품대란 탓 공급 부진
작년 하반기부터 물류와 공급망 정상화
작년 4월 3차종 할인 현대차…올해 25종
트랙스 크로스오버 합리적 가격에 관심

▲지난해 3분기까지 거침없이 상승했던 자동차 가격이 올해 들어 정체됐거나 가격할인 확대 등을 통해 내림세로 전환했다. (그래픽=이투데이 )

지난해 상반기 이른바 ‘카 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으로 불렸던 자동차 가격 인상 행진이 1년 만에 뚜렷한 내림세로 전환했다.

4일 자동차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을 대상으로 한 본지 취재 결과 국산차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 인하 또는 저금리 할부 및 할인조건 확대 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시작된 지 1년 만이다.

먼저 현대자동차의 경우 4월 한 달 동안 25개 차종에 대해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싼타페와 팰리세이드가 최대 170만 원 할인을 내걸었다. 부분변경 모델 ‘디 엣지’를 내놓은 8세대 쏘나타(초기형)도 이달에 계약하면 170만 원을 깎아준다.

무엇보다 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형 그랜저까지 차 가격의 5%와 110만 원의 현금할인을 내걸었다.

25가지 차종에 대한 할인은 사실상 현대차 전 차종 할인이다. 1년 전이었던 작년 4월, 오직 아반떼 N과 코나 N 등 고성능 모델 3개 차종만 할인을 내걸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카플레이션 1년 만에 상황이 역전된 배경에는 산업 수요의 감소와 공급 확대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물류난이 가중됐고, 원ㆍ부자재 확보까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완성차 업계는 가동률 고민에 빠진 바 있다. 반도체 부족 역시 완성차 제조사 출구전략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대란이 해소되는 한편, 부품 수급도 원활해지면서 완성차 제조사들 모두 생산 확대에 나섰다. 차 생산이 회복기에 접어드는 상황에 잇따른 금리인상과 생활물가 상승, 경기 위축 등이 겹치면서 산업수요는 오히려 감소세로 전환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18개월 이상이었던 현대차 아이오닉 6의 출고 대기기간은 이번 달을 기준으로 2개월까지 줄었다. 16~18개월이 걸리던 기아의 인기 SUV 스포티지와 카니발, 쏘렌토 대기기간도 각각 2~3개월씩 줄었다.

자연스레 제조사의 재고는 점진적으로 불어났다. 현대차는 글로벌 주요 시장의 경기 위축이 본격화하자 수출 대신 출고 대기물량이 가득한 내수시장으로 초점을 변경했다.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판매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현대차뿐 아니라 한국지엠도 쉐보레의 전략 소형 SUV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시작가를 2052만 원에 묶었다. 합리적인 가격책정이라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나흘 만에 1만 대 계약을 성공시켰다. 현대차 역시 경차 캐스퍼를 대상으로 0.9% 초저금리 할부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KG모빌리티 역시 토레스 기반의 전용 전기차인 토레스 EVX의 가격을 3000만 원대에 책정하겠다고 공언했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달의 구매 혜택은 재고 여부와 신차 출시 등을 고려해 매달 책정한다”며 “지속적인 생산 정상화를 통해 고객의 출고 대기기간을 꾸준히 줄여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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