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호수공원 누메르 등은 경쟁률 1대 1 못 미쳐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나 분양가가 매력적인 곳은 흥행에 성공하면서 1순위 청약에서 마감하는 단지가 잇따라 나온다. 하지만 미달하는 곳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 일반공급 청약의 평균 경쟁률은 51.7대 1을 기록했다.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신청했다. 특히 84㎡A타입은 12가구 모집에 2639명이 몰려 219.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흥행 요인으로는 합리적인 분양가가 꼽힌다.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전용 59㎡는 6억4000만 원대~7억7000만 원대, 84㎡는 8억2000만 원~9억7000만 원대에 공급됐다. 인근 휘경SK뷰 81㎡는 8억5000만 원~11억2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2930만 원으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보다 500만 원 이상 낮다.
평지에 조성되고 지하철 1호선 회기역과 외대앞역을 모두 끼고 있는 더블역세권이란 것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수도권 거주자면 세대주·주택 보유에 관계없이 청약할 수 있고 60%는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한다는 것도 수요자를 모은 배경이다.
반면 휘경자이 디센시아와 같은 날 청약에 나선 '운정호수공원 누메르'는 경쟁률이 1대 1에 못 미쳤다. 38가구 소규모 단지인 데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부성종합건설이 시공했다는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분양시장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다. 직방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경기도 평택시에 공급되는 '고덕자이 센트로'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45.3대 1을 기록했다. 89가구 모집에 4034명이 신청했다.
고덕자이 센트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인접해 있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2억 원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분양됐다.
광주에서 분양된 '위파크 마륵공원'의 청약 경쟁률은 8.8대 1이었다. 이 단지는 풍부한 도로망을 갖춰 교통이 편리하고 교육 여건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운대역푸르지오더원'은 5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하철역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해운대역푸르지오더원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
반대로 경남 거제시 '거제한내시온숲속의아침뷰'는 경쟁률이 0이었다. '평택화양서희스타힐스센트럴파크', '일도더팰리스', '영동코아루리더스원', '왕길역금호어울림에듀그린',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 등도 청약 경쟁률이 1에 못 미쳤다. 이들 단지의 청약 미달률은 53.5~97.8%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반적으로는 시장이 좋지 않고 인기 지역으로의 수요 쏠림을 막을 규제는 풀린 상황"이라며 "입지 등에 따라 일부 지역만 경쟁이 뜨겁고 나머지는 침체하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