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통해 “너무 혼란스러웠다. 의도와 상관없이 의혹 자체로 작품에 폐를 끼친 것 같았다”며 주연 길복순을 연기한 배우 전도연을 비롯해 영화 제작에 함께 한 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앞서 ‘길복순’ 공개 후 온라인상에서는 여러 차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혐오 표현이 영화에 삽입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킬러에게 주는 임무 봉투에 ‘서울-코리아’,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등으로 지역과 국가를 표기하는데, ‘순천-코리아’가 아닌 ‘순천-전라’라고 표현된 것이 일베의 지역 혐오와 같은 맥락이라는 것.
이에 관해 변 감독은 “해당 논란에 대해서는 스태프들에게 연락받았고, ‘불한당’ 때 오해를 한 번, 오해라기보다는 그땐 제가 분명히 말실수한 것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연락을 받고 너무 당황했다”며 “내용을 찾아보고는 더 당황스러웠던 것이 그럴 의도 자체가 아예 하나도 없었던 부분이라 놀랐다”고 설명했다.
변 감독은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가지 싶더라”며 “같이 일한 사람들에게 미안했고 스스로에게는 너무 억울했다”고 밝혔다.
변 감독 설명에 따르면 작중에서 킬러는 능력에 따라 A~F급으로 나뉘며, C·D급 킬러는 국내 사건에만 관여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순천-전라’로 적힌 임무 봉투는 애초 임무 범위가 국내로 설정돼 있어 국가명을 표기할 필요가 없었다고 풀이된다.
변 감독은 이러한 내용을 설명하며 “지역도 아예 생각을 못 했다. 그런 것을 일일이 다 컨펌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스태프 분들이 나에게 너무 미안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 감독은 논란 후 경황이 없어 전화를 받지 못했는데, 화가 난 것이 아니라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혼자 퍼질러 있고 싶어 며칠은 있었고, 어제 ‘괜찮다. 신경 안 쓰셔도 된다’고 스태프들과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저는 지속적으로 나오는 의혹들이 말하는 정치 성향과는 맞은 편에 있는 사람이라고 평생 생각하고 살았는데 자꾸 얽힌다”며 “전작이 지역감정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은 작품이고, ‘길복순’은 모순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나. 그래서 (의혹이) 하나도 재미있지는 않지만 ‘영화 따라가나?’ 싶기도 했다”고 얘기했다.
앞서 변 감독은 ‘불한당’ 개봉 이후 자신의 SNS상에 남긴 ‘데이트 전에 홍어 먹어라, 향에 취할 것’ 등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적 있다.
변 감독은 주연 배우 전도연에 대한 미안함을 강조했다. 그는 “의도와 상관없이 의혹 자체로 작품에 폐를 끼친 것 같았다”며 “특히 전도연 선배님은 이번 작품을 통해 어마어마한 도전을 하지 않았나. ‘내가 물거품으로 만드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 선배님과도 문자를 나눴다”고 밝혔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생사를 건 대결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3월 3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TOP) 10 비영어 영화 부문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