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숙면을 돕는 제품을 만드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텐마인즈, 비알랩, 삼분의일 등의 ‘슬립테크’ 회사들은 수면 패턴을 측정하고 매트리스, 베개 등을 자동으로 움직여 최적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수면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70만 9233명으로 2017년 51만 326명에서 매년 8% 이상 증가했다.
헬스케어 디바이스 전문 기업 ‘텐마인즈’는 AI 코골이 개선 시스템 ‘모션필로우’를 제작한다. 모션필로우는 이용자가 코를 골지 않도록 스스로 움직이는 베개다. AI가 사용자의 코 고는 소리에 반응해 내장된 에어백을 천천히 부풀리는 방식으로 머리를 회전시키고, 이를 통해 기도를 열어 코골이 완화를 돕는다.
텐마인즈는 이 과정에서 AI가 사용자의 코골이를 지속해서 학습해 수면 중 발생하는 여러 소음 중 사용자의 코골이에만 반응하게 하는 한편 수면 데이터를 전용 앱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모션필로우 전용 수면 앱은 수면의 질에 따라 ‘굿잠점수’를 매겨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통해 코골이 개선 정도와 수면 품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비알랩’은 AI 수면 강화 플랫폼 ‘제이블’을 상반기 중 출시한다. 제이블은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 해 깊은 수면을 돕는 침대 매트리스에 탑재하는 센서다. 사용자의 실시간 변화를 감지해 호흡‧심박‧수면 단계나 자세 등을 모니터링 한다.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트리스에 탑재된 진동 솔루션으로 부교감신경을 활성화 해 최적의 수면을 위한 심박 상태를 유도한다.
수면 전문 브랜드 ‘삼분의일’은 슬립테크 역량 강화를 위해 수면데이터 기술 회사 ‘바이텔스’를 인수했다. 바이텔스 수면 측정 센서는 침대 밑에 설치만 하면 수면 시 뒤척임‧수면 시간‧호흡 수 등 수면 관련 생체 데이터를 측정‧분석하고 그 결과를 스마트폰 앱으로 알려준다.
삼분의일은 자사의 스마트 매트리스에 바이텔스 기술력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바이텔스의 박찬용 대표를 CRO(최고연구개발책임자)로 선임하고 삼성전자 출신의 백인걸 CTO를 영입해 테크 조직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수면 관련 제품을 만드는 업체의 등장과 함께 관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수면시장은 2021년 1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데 이어, 2025년에는 32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수면관련 산업 규모 역시 2011년 2800억 원 수준에서 2022년에는 약 3조원까지 성장했다.
제품을 만드는 데서 더 나아가 수면 데이터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도 등장했다. ‘에이슬립’은 기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수면의 질과 단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외 병원들과 협업을 통해 7000여 명의 수면 데이터도 확보했다. 에이슬립은 수면 분석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면 진단 애플리케이션 ‘슬리’를 선보이는 동시에 아마존, LG전자, 아모레 등의 기업과도 협업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슬립테크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효과를 임상적으로 입증한 사례가 드물고, 전 세계 데이터를 통일된 표준으로 분석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며 “데이터 해석 방법을 정비하는 주체가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