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마와 ‘미니 한일전’ 판정승…토트넘 2-1 승
손흥민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 바친다”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통산 100호 골의 금자탑을 세웠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2~2023 EPL 30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0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이반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손흥민 선제골과 해리 케인의 결승골에 힘입어 브라이턴을 2-1로 승리했다.
손흥민의 득점은 자신의 EPL 26경기에서 넣은 100번째 골이자. 시즌 리그 7호 골이며 공식전 전체 11호 골이다.
손흥민은 이 득점으로 매슈 르티시에(은퇴)와 EPL 통산 득점 공동 33위로 올라섰다.
지금까지 EPL에서 통산 100호 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이 34번째이며, 잉글랜드 국적이 아닌 선수로는 14번째,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역대 최초다.
이날 경기는 4위권 경쟁의 분수령으로 꼽힌 데다, 손흥민과 최근 브라이턴에서 매서운 공격력을 뽐내는 일본 국가대표 윙어 미토마 가오루의 ‘미니 한일전’도 관심을 끌었다.
미토마도 브라이턴의 왼쪽 측면에 배치돼 손흥민과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는데 손흥민이 경기 시작 10분 만에 기선을 제압했다.
손흥민과 미토마가 나란히 풀타임을 소화한 가운데 개인 기록이나 팀의 결과에서 모두 손흥민이 웃으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EPL에서 100골을 넣는 건 엄청난 일”이라면서 “지난 몇 주 힘든 순간을 겪어서 만감이 교차했다. 특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은 쉽지 않았다. 이 골을 그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외할아버지는 이달 1일 세상을 떠났다.
골을 넣은 뒤 외할아버지를 보는 듯 하늘을 가리키는 동작을 취한 손흥민은 국내 중계방송사인 SPOTV와의 인터뷰에서도 외할아버지를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한편 EPL 사무국은 트위터에 영어와 한국어로 ‘손흥민의 100호 골’을 축하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특히 손을 들어 보이는 손흥민의 사진과 함께 ‘손흥민’이라는 한글 이름을 굵게 배치하기도 했다.
EPL 통산 100골은 1992~1993시즌 출범한 EPL에서 지금껏 34명에게만 허락된 대기록이다.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적인 골잡이인 앨런 시어러가 1995~1996시즌 처음으로 ‘100골’ 고지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이날 손흥민이 역대 34번째로 EPL 세 자릿수 득점을 돌파했다.
2005~2006시즌까지 블랙번 로버스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EPL에서 뛴 시어러는 124번째 경기에서 100호 골을 넣은 뒤 160골을 더 터뜨려 260골로 역대 최다 득점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에버턴에서 208골을 넣은 웨인 루니 현 미국프로축구 DC유나이티드 감독이다.
3위는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함께 뛰고있는 케인으로, 이날 브라이턴전 두 번째 골을 포함해 206골을 넣었다.
200골을 넘는 선수는 이들 3명 뿐이다.
세르히오 아궤로(아르헨티나·184골)는 잉글랜드 외 국가 출신 선수로는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현역 선수로는 케인에 이어 제이미 바디(잉글랜드·134골), 무함마드 사라흐(이집트·132골) 등이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에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2003~2009년, 2021~2022년 맨유에서 활약하며 103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선수로는 2000년대에 활동한 호주 출신 마크 비두카의 92호 골이 가장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