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화 거래소 못 믿겠다”…껑충 성장한 디파이

입력 2023-04-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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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사태 이후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성장이 심상치 않다. 전체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건 물론, 중앙화 거래소 거래량을 제친 곳도 등장했다.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3월 탈중앙화거래소(DEX) 거래량이 1331억 달러로 크립토 윈터가 시작된 지난해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FTX 사태가 발생 이후 거래량이 급증한 지난해 11월(1131억 달러)보다도 많은 규모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크립토 윈터의 이른 해빙(解氷)을 기대하는 심리가 피어나고 있다.

언오픈드 김진우 디렉터는 “최근 3개월간 디파이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해외에서는 한창 시장이 활황이었던 ‘디파이 서머’(DeFi Summer)가 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디파이 서머는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탈중앙화 금융서비스(DeFi) 최고 활황기를 말한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DEX 거래량은 한창 거래량이 많았던 2021년 11월 2342억 달러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6월 크립터 윈터 여파로 853억 달러로 급감했다.

대표적인 탈중앙화거래소인 유니스왑은 지난달 거래량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제쳤다.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유니스왑의 지난달 거래량은 7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코인베이스의 거래량은 492억 달러를 맴돌았다. SVB 은행 파산 여파로 발생한 USDC 위기와 SEC 규제로 코인베이스가 주춤한 사이에 유니스왑이 치고 나간 것이다.

탈중앙화 서비스의 성장 흐름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FTX 사태 이후 거래소의 고객 예치금 분리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았고, 바이낸스, 크라켄 등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규제 당국의 규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탈중앙화 서비스들이 최근 UI 및 서비스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디지털자산지갑 플랫폼 빗썸 부리또 월렛은 지난달 송금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빗썸 부리또 월렛에 따르면 가장 많은 송금 건수를 기록한 3월 3주차(3/13~3/19)의 경우 1주차(2/27~3/5) 대비 7.25배 증가했다. 빗썸 부리또 월렛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 이슈로 촉발된 탈중앙화 흐름과 더불어 가상자산 지갑의 활용 범위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디파이 서비스가 예치금 분리 측면에서는 안전성이 높지만, 일각에서는 보안 및 자금 세탁 문제를 제기한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2022년 3분기까지 발생한 가상자산 해킹의 97%가 디파이 플랫폼에서 이뤄졌다. 미국 재무부는 6일 ‘디파이 불법 금융 위험 평가’ 보고서를 내고, 북한의 해커들이 대량살상무기(WMD) 제작을 위해 디파이를 해킹·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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