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분기 이후 최악
매출은 1.8% 증가 그칠 듯
이번 주 은행 실적 주목...신용경색 가능성 가늠 지표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은 올해 1분기 S&P500 기업의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직격탄을 맞은 2020년 2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매출은 1.8%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이 된다.
에릭 고든 브라운어드바이저리 주식투자부문장은 “기업 수익 전망치만 살펴보면 우리는 이미 경기침체기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거시경제 환경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전망에도 최근 증시는 상승세를 탔다. S&P500지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6.9%나 올랐다. 특히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이 선전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월가가 기업 실적 기대치를 낮추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다. S&P500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약 18배에 육박해 지난 10년 평균인 17.3배를 웃돈다. 안나 래스번 CBIS투자자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는 데도 기술주가 상승세를 보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실적이 발표되면 시장이 현실 점검에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되는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주요 은행들의 실적을 주목하고 있다. 신용 경색 가능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적에 따라 은행들이 미래 대출 기준을 강화할 수 있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고든 부문장은 “까다로워진 대출 기준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실적 기대치가 낮아질 것”이라면서 “이번 어닝시즌을 통해 수익 재설정이 얼마나 필요한지 파악하게 되면 올해 증시 방향성 파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