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8세 배승아 양을 사망케한 60대 운전자가 당초 진술과는 달리 실제로는 소주 1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경찰청은 11일 언론 브리핑에서 “사고 이튿날인 지난 9일 운전자를 소환해 진행한 조사에서 A씨는 당시 소주 1병을 마셨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사고 당일인 8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소주를 반병 정도 마셨다고 진술한 바 있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0.1% 이상이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8일 낮 12시 30분께 대전 중구 태평동의 한 노인복지관 구내식당에서 가진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소주 1병을 마셨다. 당시 이 자리에는 A씨를 포함해 9명이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60대 중후반으로 이날 술자리에서 맥주와 소주를 포함해 모두 13∼14병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께 만취한 상태로 먼저 구내식당을 나온 뒤 직접 운전대를 잡고 자택이 있는 둔산동까지 5.3㎞가량 운전하다 20여 분 뒤 사고를 냈다.
경찰은 이 식당 주인과 술자리에 있었던 지인 2명 등을 불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처음 진술한 대로 기억조차 없을 만큼 술에 취해 사고를 낸 것이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사상 혐의도 추가 적용할 수 있다”면서 “정확한 음주량과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지인들의 음주운전 방조 혐의 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