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유사 제품이 출시돼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라면회사 닛신식품은 지난달 봉지 라면 ‘닛신 야키소바 볶음면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와 컵라면 ‘닛신 야키소바 U.F.O 볶음면 진한 진한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를 출시했다.
문제는 닛신의 신상품들이 2018년 삼양식품이 선보인 ‘까르보불닭볶음면’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닛신은 라면 포장지 색상으로 삼양의 까르보불닭과 비슷한 연한 분홍색을 적용했는데, 이는 ‘까르보불닭볶음면’의 포장지 색깔과 비슷하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이 한국어로 씌여진 것과 유사하게 닛신 상품도 한국어로 ‘볶음면’라고 적혀있다. 까르보불닭이 매운 소스에 치즈를 더해 부드러운 카르보나라의 맛을 낸 ‘까르보불닭볶음면’처럼 닛신 제품 역시 ‘고추장과 치즈의 감칠맛을 연출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닛신에서 유사 제품을 출시하면서 삼양식품의 일본 매출이 타격입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삼양식품의 일본 법인 매출은 2020년 91억 원에서 이듬해 170억 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203억 원으로 치솟앗다. 매출의 대부분이 불닭볶음면이다.
삼양식품은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법무팀에서 법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제품명이 달라 상표권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부정경쟁 방지와 관련해 대응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면서 “당사가 일본에서 불닭볶음면(한글·일본어)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일본 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오리지널리티(고유성)를 강조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양은 1960년대 국산 라면을 개발하고자 닛산에 기술 전수를 부탁했다가 거절 당한 전례가 있다. 이후 삼양식품은 일본의 명성(묘조)식품으로부터 무상으로 기술을 전수받아 1963년 우리나라 최초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면’을 출시해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