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입단가 20% 오를 때 수출단가 7.3% 상승 그쳐
석탄‧석유‧가스 등 3대 에너지 수입단가 64.5% 올라
지난해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주요 원인은 3대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수입 단가의 높은 상승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2년 무역수지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무역적자(△478억 달러)는 전년 대비 20% 상승한 수입단가에 기인했다.
특히 석탄ㆍ석유ㆍ가스 등 3대 에너지의 수입단가가 2021년 대비 64.5% 상승하면서 3대 에너지 수입 증가액(785억 달러)이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적자 규모(478억 달러)의 1.6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무역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은 총 731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으나 수출액은 총 6836억 달러로 전년 대비 6.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역대 무역흑자 규모가 가장 컸던 2017년(952억 달러 흑자)과 비교하면 수입액은 52.8% 증가한 반면 수출액은 19.2%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2021년 대비 2022년 우리나라 수출입 단가와 수출입 물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체 수입단가는 20.0% 오른 반면 수출단가는 7.3% 상승하는데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수입물량(△0.9%)과 수출물량(△1.1%)은 모두 소폭 감소해 수출・수입물량 변화는 우리 무역적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봤다. 경총은 "환율 상승 부분까지 고려하면 수입단가는 상승했으나 수출단가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3대 에너지(석탄‧석유‧가스)의 2022년 수입액은 2021년 대비 785억 달러 늘었다. 수입물량은 3.2% 늘어난 반면 수입단가는 64.5% 상승했다. 지난해 3대 에너지 수입 증가액(785억 달러)은 우리나라 전체 수입 증가액(1163억 달러)의 67.5%에 달했다.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집적회로는 2022년에 수출단가(0.9%)와 수출물량(2.3%)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그러나 수출단가가 환율 상승분(12.9%)보다 낮은 증가폭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무역수지에 기여도가 낮았다.
2022년 우리나라의 5대 무역적자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총 1167억 달러로 2021년(908억 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28.5%(259억 달러) 늘었다.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무역적자 규모는 2021년 210억 달러에서 2022년 368억 달러로 75.6%(158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우리나라의 5대 무역흑자국에 대한 흑자 규모(총 1078억 달러)는 2021년(1017억 달러 흑자)보다 6.0%(61억 달러) 늘어나는데 그쳤다. 5대 무역흑자국 중에서는 베트남, 미국 등 4개국에 대한 흑자가 늘고 홍콩에 대한 흑자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해 우리 경제가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 역시 반도체 수출 부진, 높은 에너지 가격 등 영향으로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면서 “우리 기업이 세계 경제를 선도할 체크포인트를 발굴·선점해 향후 재편될 무역구조에서 한국이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