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익 극대화할 것”…尹, 선물보따리 받아올까 [미국 국빈방문]

입력 2023-04-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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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 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것

용산 대통령실 핵심관계자가 19일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에 대해 본지에 전한 말이다. 한미동맹 70주년과 핵공동기획 등 안보협력 강화가 주된 의제지만 그에 못지않게 경제이익을 얻어오는 데에도 힘을 쏟는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반도체와 2차전지 산업의 미래가 좌우되고 있는 미 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악영향을 최소화시키는 과제가 있다.

반도체지원법으로 미국은 수십조 원의 보조금을 내세워 글로벌기업들의 공장을 자국에 유치하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에 따라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반도체지원법 세부지침에 기술 업그레이드는 허용되는 등 우리 정부의 요청이 일부 반영됐지만 대중 수출규제와 생산능력 제한, 기술자료 및 현금흐름 정보 제출 등을 보조금 수령 조건으로 내걸어 쉽지 않은 상태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반도체지원법 세부지치에 대해 “과도한 수준의 정보 제공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우려가 있다”고 전한 이유다.

이에 타이 대표가 미 정부에 윤 대통령이 전한 우려를 적극 설명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전언이지만, 어떤 결론에 이를지는 이번 국빈방미 계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IRA의 경우 2차전지 글로벌 경쟁력 1위인 중국의 배제가 목적인 만큼 2위인 우리나라에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지만, 중국과의 공급망 협력도 함께 약화되기에 위험 요소로도 동시에 떠오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 핵심소재 수산화리튬 수입액 중 중국 비중은 87.9%에 달하고, 코발트는 72.8%를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지원법에 따르면 중국 등 우려대상기관이 제조한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고, 중국은 이에 대한 맞불로 광물 수출 제한에 나섰다.

이에 다가오는 한미회담에서 우리 기업에 최적화된 대중국 제재 수준 조절을 이룰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방미 전과 귀국 직후 두 차례 2차전지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IRA와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통상이슈에 대한 입장도 정리할 전망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내부적으로 통상이슈는 일단락됐다는 결론을 지은 터라 한미회담의 주요 의제로 오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19일 청사 브리핑에서 “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얘기되진 않겠지만, 큰 틀에서 포괄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필요하면 논의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화상으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접견한 뒤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제공)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한국 투자 유치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등 122개 기업들과 6대 경제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이라 한미 기업 교류를 통해 얼마나 많은 한국 투자를 끌어올지 관심이다.

최 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미 워싱턴DC에서 미 첨단기업들의 투자신고식에 임석하고 한미 주요기업 CEO 30여 명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주재해 첨단과학기술 산업 동맹 강화를 논의한다. 우리기업은 삼성·SK·현대차·LG·롯데·한화 등, 미국기업은 퀄컴·램리서치·코닝·보잉·록히드마틴·GE·GM·모더나·바이오젠·테라파워 등 주요기업 대표들이 자리한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미 상공회의소와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동주최하는 한미첨단산업포럼에도 참석해 170여 개 기업들과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윤 대통령은 또한 보스턴을 찾아 한미 바이오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에도 참석한다. 이 자리에선 국내 벤처스타트업과 미국 VC(벤처캐피탈)의 투자상담회와 글로벌 빅테크 협업, 미국 지식재산권 활용 상담회 등이 열린다.

윤 대통령은 앞서 글로벌기업 CEO들을 불러 모아 한국 투자 유치를 요청한 바도 있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 참석 중 국내 6개 대기업 총수들 및 15개 해외기업 CEO들과 오찬을 가지면서다.

별건의 관심을 받는 건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건설이다. 태국·인도네시아와 함께 우리나라가 유력 후보지로 오른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일론 머스크 CEO에 직접 요청한 바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그 이후 17개 광역단체의 유치 신청서를 받아 테슬라와 협의 중이며, 각 광역단체는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들까지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국빈방미 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방미 일정 중 머스크와 대면하겠다는 각오다. 노동비용과 시장규모 차이 탓에 회의론이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협의 막판까지 결과는 알 수 없다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머스크는 철저한 비즈니스맨이라 가장 유리한 조건을 따지고 있는데, 그 기준은 세금감면과 공장 입지, 또 얼마나 오래 부지를 내줄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가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어떤 걸 줄 수 있는 지를 듣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어서 협의가 모두 끝나봐야 결과를 가늠할 수 있다. 지금은 어느 국가가 유리한지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과 머스크 화상통화 이후 후속조치는 실무 선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방미까지 어떻게 될지는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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