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남자 프리서 1위 차지하며 첫대회서 일본 넘어
피겨여왕 김연아를 보고 자란 ‘연아키즈’가 김연아도 밟아보지 못한 국가대항전에서 일본을 넘고 2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해인과 차준환을 앞세운 한국 피겨스케이팅 대표팀이 처음 출전한 국가대항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일본 도쿄 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월드 팀 트로피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 95점으로 미국(120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3위 일본(94점)을 한 점 차로 꺾는 저력을 과시했다. 일본은 한국에 밀리면서 직전 대회에 이어 2연속 3위에 그쳤다.
이해인은 13일 팀 트로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올 무결점 연기를 펼치며 12명의 출전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한 일본 간판 사카모토 가오리를 꺾는 이변이었다.
이해인은 또한 14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완벽한 연기로 1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76.90점)과 프리스케이팅(147.32점) 모두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해인의 쇼트, 프리 1위로 한국은 랭킹 포인트 12점씩 총 24점을 얻었다.
차준환은 13일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01.33점을 받아 12명의 출전 선수 중 2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 100점은 한국 선수 그 누구도 넘지 못한 ‘마의 장벽’이라 불렸는데, 차준환이 이번 대회에서 이를 넘어선 것이다.
15일 대회 마지막 종목인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는 187.82점을 받아 차준환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차준환은 쇼트에서 11점, 프리에서 12점을 한국에 안겼다.
차준환, 이해인 두 선수가 얻은 점수는 총 47점으로 총점(95점)의 절반에 가깝다.
ISU 월드 팀 트로피 대회는 한 시즌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6개국이 참가하는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으로 매 2년 일본에서 개최되고 있다.
한국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단체전에 출전한 경험이 있지만 ISU 팀 트로피 대회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는 피겨여왕 김연아도 밟지 못했던 무대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기 전 독보적인 존재였던 탓에 남자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등 다른 종목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김연아가 현역으로 뛰던 시절에는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김연아가 은퇴한 후 9년째가 된 올해는, 차준환과 이해인이 세계선수권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거머쥐며 세계 정상급으로 도약했다. 여자부 김예림과 남자부 이시형도 뒤를 받치며 대표팀의 한 축을 담당했다.
여기에 페어, 아이스댄스에 외국 국적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단체전 경쟁력이 향상됐다.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임해나는 캐나다와 한국 이중 국적이고 파트너인 취안 예는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페어 종목에 출전하는 조혜진 역시 캐나다에서 태어난 이중 국적 선수고 파트너 스티븐 애드콕은 캐나다 국적이다.
한편 대회를 마친 피겨 대표팀은 17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