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 없어도 법인세 면제해야”

입력 2023-04-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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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 개정 후라도 영농법인 특례 폭넓게 인정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 이후 법인세 감면을 위한 필요 서류인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도 영농조합법인의 법인세를 감면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 영농조합법인이 이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 영농법인은 2015년과 2016년도 법인세를 신고하면서 개정 전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법인세 면제를 신청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서 요구하는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인세를 면제하지 않았다.

1심은 “법인세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농어업경영체육성법에 따른 농어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토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고, 이는 과거 조세특례제한법 제66조 제8항의 위임에 따른 것”이라며 “농어업경영체 등록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이 위임의 한계를 벗어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2심 역시 1심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1‧2심과 결론이 달랐다. 대법원은 “이 사건 규정은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면제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관할세무서장에게 제출하도록 협력의무를 부과한 것”이라며 “영농조합법인이 법인세 면제 신청을 하면서 이 사건 규정이 정한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서 과세 관청이 해당 법인세 면제를 거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세액 공제나 감면 등을 위한 규정에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하라는 협력의무를 부여했을 뿐이므로, 다른 특례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에는 등록확인서 제출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조세특례 적용을 거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대법원은 “원심은 법인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이 사건 각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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