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국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베타버전을 통해 고객과 직원들의 개선사항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 개발을 검토 중이다.
이달 3일 KB자산운용은 다이렉트 인덱싱 솔루션인 ‘마이포트’ 개발을 완료했고, 이달 말부터 증권사를 통한 비대면 자문솔루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용화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다이렉트 인덱싱이란 AI 등을 통해 투자자 개개인의 투자 목적과 투자 성향, 생애 주기 등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것을 뜻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나 미국에서는 개인 맞춤형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올리버와이먼은 2020년 기준 미국 내 다이렉트 인덱싱 시장 규모는 500조 원에 달하며, 2025년에는 215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이렉트 인덱싱 이외에도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AI 기술을 접목한 투자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자체 운용 시스템인 ‘QPMS’에 AI 기술을 접목해 투자자문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고, AI 활용 펀드도 출시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신한금융그룹 내 AI 전문 투자자문사인 신한AI로부터 인공지능 투자자문 플랫폼 ‘네오’를 받아 이를 활용한 펀드를 출시, 운용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AI 기반 종목 추천 서비스 ‘NEW 초고수의 선택’을 출시했고, 올해 2월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협업해 해외투자정보 번역·요약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일부 운용사가 AI 투자 서비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대부분 앞서 진출한 기업들의 성패를 기다리는 등 신중한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서비스 관련해 내부에서는 리서치나 분위기 파악을 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다이렉트 인덱싱 등 AI 투자 서비스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위축시키는 등 운용사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리스크도 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AI는 특정 그룹 금융 소비자를 차별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인공지능 자체 오류나 외부 해킹으로 금융시스템 마비도 초래할 수 있고,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할 때 책임소재가 불명확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인공지능 리스크 관리체계를 갖췄다고 하나 설명 가능하거나 책임 있는 인공지능 요건 충족을 위해서 금융 말뭉치 구축사업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