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만에 가장 더운 3월 날씨에 이어 4월 평균 기온도 예년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한낮 기온이 20도를 오르내리는 초여름 날씨가 시작되면서 유통업계가 예년보다 빠르게 때 이른 여름 마케팅에 나섰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3월 전국 평균기온은 9.4도로 기상 관측망을 전국으로 확대한 1973년 이래 최고치다. 이달에도 4일까지 전국 평균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이른 더위를 기록해 평년보다 20일 일찍 벚꽃이 폈다. 특히 기상청은 올해 일부 지역에서 40도를 넘는 역대급 폭염이 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른 무더위로 아이스크림이나 반팔 등 여름 상품을 찾는 수요도 늘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최근 4주간(3월 20일~4월 16일) 빙과류 매출을 전년 동기와 비교 분석한 결과 빙과류 매출이 72.2% 신장하며 작년 6월 하순과 7월 중순 매출에 육박했다. 빙과류 매출이 3개월가량 빨리진 셈이다. 특히 공원, 관광지 매장의 빙과류 매출은 동기간 최대 400% 이상 늘며 전체 빙과류 매출 급증을 견인했다.
반팔 티도 잘 팔린다. 롯데온의 패션 매출을 살펴보면 3월 한 달간 ‘반팔’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청바지’와 ‘스커트’ 매출이 각각 60%, 50%, ‘힐·펌프스’ 매출은 3배 이상 늘었다. 롯데온 관계자는 “이상고온의 영향으로 예년과 비교해 여름 패션 상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패션플랫폼 지그재그에서는 4월 들어 블라우스와 셔츠 거래액이 전월 대비 각각 30%, 17% 늘었는데, 같은 기간 티셔츠 거래액은 15%, 반팔은 2배 이상(151%) 치솟았다.
빨라진 무더위에 유통가도 일찌감치 여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온은 봄 및 여름 시즌 인기 상품을 모아 ‘온앤더패션 위크’를 전개한다. 지고트와 아이잗바바의 여름 신상품을 단독으로 선보이고, 더틸버리는 여름 신상품을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아울러 그레이스유, 엽페 등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도 행사에 참여해 할인 및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지그재그는 신상품 및 인기 상품을 한데 모아 최대 80% 할인 판매하는 ‘윗도리모음.Zip’ 기획전을 23일까지 진행한다. 기획전에는 ‘메리어라운드‘, ‘에드모어’, ‘프롬비기닝‘, ‘퍼빗’ 등 인기 쇼핑몰뿐 아니라, ‘시티브리즈‘, ‘로라로라’, ‘제너럴아이디어’ 등 패션 브랜드와 ‘스파오’, ‘에잇세컨즈’, ‘미쏘’ 등 SPA 브랜드까지 대거 참여한다. 쿠팡도 ‘티셔츠 BIG 페스티벌’을 23일까지 진행해 휠라와 언더아머, 플루크 등의 반팔 티셔츠를 할인 판매한다.
여름을 대표하는 빙수와 냉면 출시도 빨라졌다. GS25는 이날 차별화 빙과류 상품으로 ‘춘식이딸기빙수’를 선보였다. 예년보다 빨라진 빙과류 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애초 예정보다 출시 시점을 2주 이상 앞당겼다. GS25는 빙과류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매달 50여 종의 아이스크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5개 구매 시 50% 할인 행사 등도 강화할 방침이다. GS25 관계자는 “이른 기온 상승으로 빙과류 매출이 높아지면서 차별화 빙수 라인업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PC파리바게뜨는 이탈리아산 야생 체리를 원료로 활용한 ‘아마레 체리 빙수’를 내놨다. 아마레나 체리는 이탈리아의 볼로냐에서 재배되는 야생 체리로, 풍부한 과즙과 기분 좋은 신맛이 특징이다. 계열사 SPC삼립은 미식면 브랜드 ‘하이면’을 통해 신제품 ‘홍냉면’, ‘평양식 동치미 물냉면’ 등 냉면 3종을 출시했다. ‘한촌설렁탕’도 여름 시즌 메뉴로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일찌감치 내놨다. 한촌설렁탕 관계자는 “올해는 3월부터 점차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작년보다 일찍 냉면을 선보이게 됐다”고 전했다.
가전양판점은 에어컨 프로모션에 나섰다. 전자랜드는 이달 30일까지 ‘에어컨 BEST 모아모아’ 기획전을 통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에어컨을 할인 판매한다. 삼성전자도 5월 31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2023년형 무풍에어컨 구매 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무풍당당 에너지 페스타’를 진행한다. LG전자는 ‘2023년형 휘센 이동식 에어컨’을 출시해 이동형 에어컨 수요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