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 CEO들의 경제 전망…“완만한 침체 오지만 상업용 부동산 위험 커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2월 8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이애미(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미국 경제가 대체로 건전하다면서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탄탄한 기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출하고 있으며, 은행 대차대조표도 강하다. 기업들 역시 좋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1년간 관찰해 온 먹구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은행권 혼란은 이러한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CEO는 완만한 침체를 예상했다. 브라이언 모이니핸 BoA CEO는 “그동안 펼친 경기부양책 규모와 남은 돈을 고려했을 때, 모든 것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경기침체를 가리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약화로 경기 하강 정도가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미국 경제가 올해 말 얕은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은행 경영진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 위기가 일단락됐다고 봤지만, 신용경색과 상업용 부동산 침체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은행 혼란 최악의 시기는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신용 경색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특히 미국 은행 경영진 사이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가치하락으로 또 다른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론 오핸리 스테이트스트리트 CEO는 “상업용 부동산, 특히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가장 큰 우려사항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A급 사무실 빌딩은 임대료 하락에도 잘 버틸 수 있지만, B·C급 사무실에서는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문제는 이미 은행의 1분기 실적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웰스파고는 이번 1분기 실적발표에서 “부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50% 가까이 급증한 15억 달러(약 1조9980억 원)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모건스탠리는 대손상각 예비비를 대폭 증액한 이유로 상업용 부동산 침체 가능성과 악화된 경제 전망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