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YMTC, 미국 제재에 토종장비로 낸드 생산 추진

▲반도체칩이 인쇄 회로 기판 위에 놓여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재 명단에 있는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 양쯔메모리(YMTC)가 자국산 제조 장비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YMTC는 중국 최대 반도체장비업체인 베이팡화촹 등과 함께 순수 중국산 기술로 엑스태킹(Xtacking 3.0) 낸드플래시 생산 공정을 개발하는 이른바 ‘우당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당산은 후베이성에 있는 도교 성지다. YMTC는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소식통은 YMTC가 증착·식각 장비 중국 1위 업체인 베이팡화촹 등에 대규모 발주를 했으며, 미국 제재를 감안해 협력업체들에 납품 장비에서 로고와 다른 식별표시를 없애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2016년 설립된 YMTC는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성장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해 10월 중국 기업에 대한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사실상 차단하고, 같은 해 12월 YMTC를 포함한 36개 중국 기업을 수출 통제 명단에 올리면서 위기에 몰리게 됐다.

하지만 회사는 국가직접회로산업투자펀드(대기금)를 비롯한 국영 기관들로부터 70억 달러(약 9조 324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아 중국 기업에 대한 조달을 대폭 늘리면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반도체 컨설팅업체인 테크인사이트는 YMTC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200단 이상의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해냈다고 전하기도 했다.

SCMP는 “YMTC의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으로 접근이 차단됐던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중국의 자급자족 노력이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무디스의 루천이 분석가는 지난 19일 웨비나에서 “중국 기업들은 우선 첨단 반도체 제조를 위한 장비와 기술을 획득하고 그 이후에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며 “중국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서 글로벌 리더들을 따라잡는 데 최소 5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