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FMK 엘리베이터TV가 설치된 아파트 단지 중 올해 1월부터 3월 기준 컬리 주문 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 20곳 주문 고객들에게 선물을 보냈습니다. 선물은 김 16봉, 1+등급 대란 10개입, 햇반 3개입 세트 등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류였는데요. 컬리의 자체 브랜드(PB)인 ‘KF365’(컬리프레시365) 제품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선물을 받은 고객들은 “생각지도 못한 선물로 감동했다”, “애용했는데 앞으로도 자주 사용할 것 같다” 등 만족감을 내비쳤습니다. 컬리를 비롯해 새벽배송 업체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한 누리꾼은 “선물 소식을 듣고 컬리에 가입해 주문해 봤다. 자주 주문한다면 이런 이벤트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신규 회원이 됐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죠.
컬리 측은 이와 관련해 “그간 컬리는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이벤트를 열어왔다”며 “이번 선물도 감사 차원에서 진행됐으며, 감사의 달인 5월을 기념해 4월 말에서 5월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컬리는 새벽배송의 시초로 불립니다. 고객이 밤 11시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 전까지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죠.
생산부터 입고, 분류, 배송 등 유통의 전 과정을 일정 온도로 유지하는 ‘풀콜드체인’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늘리면서 샛별배송이 가능한 지역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달 6일에는 경남 창원시에 컬리 동남권물류센터를 오픈했습니다. 이는 컬리의 수도권 외 첫 번째 물류센터인데요. 총 8개층 규모에 상온, 냉장, 냉동 기능을 두루 갖춘 물류센터가 등장하면서 대구시와 울산시 전역은 물론, 부산 및 기타 경상권 주요 도시 고객 대다수가 수도권과 동일한 샛별배송 서비스를 누리게 됐습니다. 그간 경상권에 거주하는 고객들은 오후 6시까지 주문해야만 샛별배송을 받을 수 있거나, 아예 택배로 받아야 했죠.
컬리는 매달 할인에도 나서며 매출 증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선별해 볼 수 있도록 상품·후기 검색 기능을 강화했고,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컬리페이’도 론칭했습니다.
이런 컬리의 행보는 ‘충성고객 이탈 방지’에 중점을 둡니다. 컬리는 신선식품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으로 신뢰도를 확보했고, 차별적인 등급제를 통해 충성고객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실로 지난해 컬리의 재구매율은 77%에 달했다고 하죠.
컬리 같은 새벽배송 플랫폼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에서는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멤버십이나 PB를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면서 말입니다.
먼저 간편결제 서비스는 추가 할인이나 적립 등 혜택을 제공하면서 기존 고객을 묶어둘 수 있습니다. 한 번 간편결제를 등록해두면 편리성과 혜택으로 이를 계속해서 사용할 가능성도 높죠. 수수료 절감 효과와 더불어 고객 데이터 확보를 통한 새로운 장기적 수익 창출까지 꾀할 수 있습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 네이버, 카카오 등 3사가 90%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합니다. 나머지 10%에 대해서는 유통업계가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국내 유통업계 페이 시스템으로는 신세계의 ‘SSG페이’, 롯데의 ‘L페이’, GS리테일의 ‘GS페이’, 현대백화점그룹의 ‘H포인트페이’, 쿠팡의 ‘쿠페이’, 지마켓의 ‘스마일페이’, CJ그룹의 ‘CJ원페이’ 등이 있습니다.
멤버십 경쟁도 치열합니다.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편의점 등 그룹 계열사 온·오프라인 채널을 이용할 경우 추가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엘페이 프리미엄’을 운영 중인데요. 이는 ‘엘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한 유료 멤버십으로, 연 2만8800원의 이용료를 지불하면 월 최대 1만8000포인트를 추가로 적립 받을 수 있습니다. 롯데는 롯데온 뷰티 전용 ‘온앤더뷰티 클럽’과 롯데홈쇼핑 MZ세대 전용 ‘와이클럽’ 등 별도의 멤버십을 도입하면서 혜택을 강화했습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몰 SSF샵에서 멤버십 포인트 0.5% 적립 및 사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오픈서베이 ‘온라인 쇼핑 멤버십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멤버십 이용자는 비이용자 대비 월평균 구매 금액이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멤버십 도입이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마트·편의점 유통업체들은 PB 품목 다양화 및 전문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PB의 경우 유통사가 직접 제조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상품을 생산하면서 상품 및 유통에 대한 중간 마진이 줄어들게 됩니다. 비용이 절감되는 만큼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해당 브랜드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이기에 브랜드 경쟁력 또한 강해집니다. 이에 유통사들은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전문 매장을 따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PB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과거 PB 상품이 ‘가성비’로 승부를 봤다면, 이제 트렌드와 품질까지 반영하면서 차별화를 노리고 있죠.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충성고객 확보’는 앞으로도 유통업계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할 듯합니다. 다만 너나 할 것 없이 할인 이벤트를 내놓고 간편결제 시스템을 선보이는가 하면,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차별성’을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신세계그룹은 26일부터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등에 흩어진 온라인몰 가입 고객의 개인정보를 SSG닷컴 한 곳에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고객 정보 통합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 선보인 유료 멤버십 서비스 ‘스마일클럽’에 이은 유료 멤버십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은 간편결제 서비스와의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죠.
컬리는 최근 BC카드와 손을 잡고 가맹점에서 결제할 경우 기본 혜택(5%)과 멤버십 추가 혜택(최대 7%)을 더해 최대 12%까지 적립금을 쌓을 수 있는 ‘컬리카드’를 출시했는데요. 사용처 상관없이 전월 카드 결제 실적이 30만·50만·100만 원 이상이면, 컬리 적립금 1만5000원·2만 원·4만 원을 각각 추가 지급합니다. 적립 혜택을 대폭 강화하면서 고객을 묶어놓겠다는 겁니다.
고물가에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 돈을 내지 않고 혜택만 챙기는 ‘체리피커’(cherry picker)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를 결합한 신조어인 ‘체리슈머’라는 용어도 등장했습니다. 부정적으로 해석됐던 체리피커와 달리, 실속을 챙겨 알뜰하게 소비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를 지칭하는 용어인데요.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체리슈머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컬리를 비롯한 유통기업들이 선보일 이벤트에도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