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나타냈다. 빅테크의 호실적 훈풍에도 지역 중소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8.96포인트(0.68%) 떨어진 3만3301.87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5.64포인트(0.38%) 하락한 4055.9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5.19포인트(0.47%) 오른 1만1854.35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뉴욕증시는 장 초반 강세 압력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이날 7% 올라 한때 다우지수를 상승세로 견인하는 역할을 했지만, 다우지수가 상승세를 유지시키도록 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MS는 전날 뉴욕증시 마감 후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528억6000만 달러(약 70조 94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2.45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전날 장 마감 후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이날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1분기 매출액이 3% 증가하는 데 그쳐 상승분을 반납하고 0.1% 소폭 하락 마감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0.9% 상승세로 정규장을 마쳤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빅테크 기업들의 호실적을 무색하게 만든 것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둘러싼 시장의 불안감이었다.
전날 50% 가까이 폭락한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이날에도 30%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24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대규모 예금 유출이 공개돼 시장의 불안감을 다시 키웠다.
중소은행 팩웨스트뱅코프는 전날 장 마감 후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 이날 주가가 7% 올랐지만 은행권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블룸버그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이 모색 중인 민간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퍼스트리퍼블릭의 평가등급을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연준의 재할인 창구와 지난달 시행한 비상 대출 창구의 이용에 제한이 가해진다. 퍼스트리퍼블릭은 현재 최대 1000억 달러어치의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제지표는 긍정적이었다. 3월 미국의 내구재 수주는 전월보다 3.2% 증가한 2764억 달러로 석 달 만에 증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0.5% 증가)를 웃도는 것은 물론 전월 수정치인 1.2%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의 3월 상품 수지 적자는 전월보다 8.1% 감소한 846억 달러로 집계됐다.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