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모(50)씨 차량에서 기존에 발견된 유서 외에 밀봉된 유서 3부가 추가로 발견됐다. 각각 수신인은 가족, 노조,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야당이다. 가족과 노조 앞으로 남겨둔 유서는 유가족이 가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노조 집행부는 유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양씨의 유족과 접촉 중이다. 건설노조는 유가족과 함께 유서를 개봉해 내용을 살펴본 뒤 유가족 의견에 따라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당 앞으로 남겨진 유서는 각 당 관계자가 3일 오전 10시께 강릉경찰서에서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개봉한다. 봉투에는 수신인과 함께 ‘공개해도 된다’는 의견이 남겨져 있었지만 각 당은 유가족에 양해를 구한 뒤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양 씨는 분신을 시도한 당일 오후 1시 9분께 서울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 중 숨졌다. 양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둔 전날 오전 9시 35분께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은 뒤 불을 붙였다.
전신화상을 입은 양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헬기로 서울로 옮겨졌으나 위독한 상태였다.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등은 이날 강원경찰청 앞에서 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과 검찰·경찰의 노조 탄압이 건설노동자의 분신을 부추겼다며 규탄했다. 김정배 건설노조 강원지부장은 “정상적인 단체협약을 거쳐 법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것들을 요구하는 건데 왜 다 불법인 것인가. 정상적인 건설 현장에서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본부도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정권은 고용안정과 생존권을 위한 건설노조를 부패하고 파렴치한 존재로 몰아세우며 전국적으로 13회에 걸친 사무실 압수수색, 40여 명에 이르는 조합원 압수수색, 950여 명을 소환조사하고 15명을 구속했다.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전방위적 탄압은 결국 건설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던지는 극단의 저항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윤 정권을 향해 노조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노동 현실이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53년 전으로 퇴행한 것 같다”며 “주 69시간 노동, 파견업종과 파견기간 확대 주장 같은 노동자들을 갈아 넣어서 기업의 배를 불리겠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중단하기 바란다. 민주당은 정권의 노동탄압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