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연방 국가는 독립·식민지배 사과 목소리 커지고 있어
왕실, 다양성·친환경 강조 등 변화 움직임
찰스 3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연이은 대내외적 변수가 영국 시민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는 가운데 왕위에 오르게 됐다. 70년 넘게 영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선종 이후 가뜩이나 치솟는 물가에 영국 경제가 갈수록 퍽퍽해지면서 군주제 폐지론에도 힘이 실리는 가운데 찰스 3세가 영국 ‘통합의 상징’으로서 역할을 지속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주 발표한 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군주제 유지에 대한 영국 시민의 지지율은 62%로, 여전히 과반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조사대상을 18~24세 젊은층으로 좁혀보면 응답자의 36%만이 왕실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관식을 계기로 영연방 국가들에서는 공화국 전환 움직임이 커지고 식민지배에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국 보수당 상원의원 마이클 애쉬크로포트가 최근 설문 조사한 결과 영국과 14개 영연방 중 6개국에서는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공화국이 되는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한 유권자가 더 많았다. 영연방 소속 12개 국가의 원주민 정치인과 유력인사 등은 최근 찰스 3세에게 영국의 식민 지배를 공식 사과하고 왕실 재산을 이용해 배상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화려한 대관식에 세금이 들어가는 것에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 왕비의 예복 일부와 장갑, 의자 등은 새로 제작하지 않고 선대 왕비들의 것을 다시 썼다. 성유는 동물 친화적 재료로, 초청장은 재생용지로 만들어 현대 영국 사회가 중시하는 친환경 가치를 내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