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새 정부 공정위 1년, 공정거래 확립의 길 다지다

입력 2023-05-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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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제공=공정거래위원회)

새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이 했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헌법적 가치인 자유시장경제를 경제정책의 기본 철학으로 강조해 왔다. 공정위도 지난 1년간 ‘원칙이 바로 선 공정한 시장경제’라는 목표로 공정한 경쟁기반 조성과 이를 통한 시장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우선, 공정한 디지털 시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올해 2월ㆍ4월, 공정위는 택시앱 플랫폼이 자사 가맹택시에게 콜을 몰아준 행위와 앱마켓사가 입점 게임앱 사업자들의 다른 경쟁 앱마켓의 입점을 방해한 행위를 제재했다. 이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혁신성장 방해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디지털 경제에서 혁신을 저해하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면밀히 감시하면서, 독과점 남용을 막고 공정한 경쟁을 담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규율체계를 심도있게 모색해 나갈 것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 금리인상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서도 역량을 집중했다. 하도급법상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는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와있고 이전에 우선 추진하고 있는 연동제 자율운영도 415개 기업들이 참여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카메라 업체가 중소협력사의 기술자료를 자기를 위해 제3자에게 제공한 기술유용 행위도 엄중 제재한 바 있다. 공정위는 뿌리산업 및 소프트웨어·콘텐츠 분야의 불공정거래관행을 집중 감시하고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지정을 합리화하는 등 공정한 거래기반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할 것이다.

대기업집단 정책의 경우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면서, 정책환경 변화에 따라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오고 있다. 작년 11월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수직계열화를 명분으로 계열사 간 부당지원을 통해 총수 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엄중 제재했다. 정보 효용성은 높이면서 기업부담은 완화하는 방향으로 공시 규정도 개정해 시행했고. 공시대상 기준금액을 상향하는 내용 등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위법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 조정, 사익편취 심사기준 정비 등 제도 합리화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공정위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소비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최근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이른바 다크패턴에 대한 실효적 규율방안을 발표했고, 팬데믹과 같이 비행기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기간에도 마일리지가 소멸되도록 한 항공사의 약관을 시정했다. 온라인 소비가 일상생활이 되고 코로나19로 닫혔던 하늘길이 열린 지금 이와 같은 소비자 정책은 국민 생활의 불편을 직접 해소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공정위는 디지털 거래 확산 등 변화하는 소비환경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피해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정부 출범 직후부터 추진했던 법집행시스템 개선도 지난달 14일 마무리했다. 사건처리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조사 및 심의절차 관련 규정들을 대폭 개선했다. 아울러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정위 출범 이후 약 40년 만에 정책과 조사 기능을 분리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와 같은 노력이 정착돼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한 업무집행이 이뤄지게 되면 공정위는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논어의 학이편에 보면 본립도생(本立道生)이란 말이 있다. 기본이 바로 서야 비로소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우리 경제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은 여러모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나 이럴 때일수록 공정한 경쟁이 실현되는 경제, 정당한 대가가 보장되는 시장, 신뢰를 기반으로 한 거래환경이 돼야 한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이러한 공정거래 확립의 틀을 바로 세우고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타파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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