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인들, 위험 회피 위해 홍콩 은행 계좌 개설

입력 2023-05-0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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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홍콩증권거래소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홍콩/AP뉴시스

중국과 홍콩 간 자유 왕래가 3년 만에 재개되면서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고 9일 연합뉴스가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따르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스티븐 람 분석가는 “중국 방문객들의 은행 계좌 개설과 보험 구매가 홍콩 금융 산업 부흥을 이끈다”며 “현금 흐름과 매출뿐만 아니라 자산 관리와 보험 분야의 고용과 인재 유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최대 은행 HSBC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8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홍콩 방문을 계획한 중국 본토인의 60%가 방문 목적으로 금융 문제 해결을 꼽았다.

HSBC는 몰려오는 본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3월 25일부터 3개 지점을 주 7일 영업하고 있다. 아울러 인력 재배치와 신규 고용을 통해 국제뱅킹과 보험 팀 인력을 40%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뱅크오브차이나(홍콩)는 올해 1분기 중국 본토인의 신규 계좌 개설이 지난해 4분기의 1.7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용에 부응하기 위해 창구 판매, 서비스 직원을 10% 늘렸고 프라이빗 자산 관리 센터 4곳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는 1분기 홍콩에서 계좌 개설이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홍콩 항셍은행은 1분기 비홍콩인의 계좌 개설이 전년 동기의 두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2년여 중국이 기술, 사교육, 부동산 분야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치고 ‘공동 부유’를 강조하면서 현지 부자들을 겁먹게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경이 열리고 중국 당국의 추가 조치에 대한 두려움에 더 많은 이들이 해외에 돈을 예치하려고 하면서 올해 최대 1500억 달러(약 199조 원)의 자금이 본토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메가트러스의 치왕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가정이 해외로 더 많은 자산을 옮겨놓으려는 것은 멈추지 않는 흐름”이라며 “중앙 정부의 입장에서도 홍콩은 그러기에 최선의 장소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빠져나갈 자금의 목적지가 중국령 홍콩이라면 다른 곳보다는 낫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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