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CFD 잔액 5576억원…손실규모 디스카운트 요인
키움증권이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달성에도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에 따른 각종 악재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일부 증권사들은 미수채권 발생 영향 우려를 반영해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1분기 연결지배순이익 2915억 원을 달성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1890억 원)를 54% 웃도는 규모다. 호실적을 나타냈지만, 주가는 쉽사리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CFD를 비롯한 SG증권발 사태로 키움증권의 주가는 지난달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리테일 약정 점유율 30%, 신용융자 점유율 15.7%로 국내 1위 사업자다. 타증권사 대비 익스포저(위험노출액)와 손실 규모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CFD 잔액은 5576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일부 미수채권 규모와 회수율을 감안한 예상 손실액은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이다.
CFD 관련 최종 손실 규모는 아직 유동적이다. 담보 대상 주식들의 주가 변동성이 크고, 발생 미수채권의 회수 절차 등이 남아있어 인식될 손실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실질적 손실규모는 미수채권 규모는 2분기 실적에 반영된 후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4조 원 달성에 따라 연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 또한 보류되면서 자본효율성 저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리테일 채널에의 높은 약정 점유율로 최근 문제가 된 8개 종목의 CFD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우려와 감독당국의 CFD 관련 검사,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초대형IB 인가 지연 가능성 등이 반영되며 주가는 최근 매우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도 CFD 사태에 우려하며 목표주가를 낮췄다. 신한투자증권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5000원에서 12만 원으로 11.1% 하향조정했고, 삼성증권은 기존 대비 8.8% 낮춘 12만5000원으로 조정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업종 전반적으로 CFD발 손실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며 “미수채권 증가 시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CFD 신규 가입 중단 및 향후 금융위의 CFD 제도 개선 등으로 향후 CFD 관련 손익이 위축될 공산도 크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키움증권의 별도기준 자본이 4조2000억 원 수준이라는 점과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고려할 때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 2000억 원대 수준 체력은 향후 미수채권 충당금 적립 및 손실 등도 감내할 수 있다”며 “일부 해외파생상품 수수료손익이 인식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도 타 브로커리지 수익 규모가 더 크기에 업사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평가했다.
향후 관건은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 사태와 금융 당국의 조사 이후의 리테일 시장 내 지배력 변화 여부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수채권의 경우 우려 대비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나 평판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독보적인 리테일 점유율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