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감소, 차세대 제품 신규 수요 맞물려 회복"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고부가 차세대 메모리를 앞세워 침체된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으나 하락폭은 레거시(범용) 제품과 차세대 제품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인공지능(AI), 서버용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DDR5‧LPDDR5,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등에 대한 수요가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공급 3사의 감산이 수요 위축을 따라가지 못해 일부 제품의 평균판매단가(ASP)가 2분기에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DDR5는 수요가 확대되면 DDR4에 비해 완만하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1분기 대비 각각 13∼18%, 8∼1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종전 D램 10∼15%, 낸드플래시 5∼10% 가격 하락 전망치보다 낮아졌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전체 D램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서버용의 경우 DDR4의 가격 하락 범위를 18~23%로 추정했지만 DDR5는 이보다 낮은 13~18%로 예측했다. PC용 D램도 DDR5(13~18%)의 가격 하락세가 DDR4(15~20%)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세대 메모리 시장이 커질수록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매출 확대에 긍정적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DDR5의 평균판매가격(ASP)은 DDR4보다 30~35%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DDR5는 DDR4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용량 등 성능은 70% 이상 향상되고, 전력 효율이 20~30% 좋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DDR5가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4배가량인 12%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DR5 등 고성능 제품 위주로 고객사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챗GPT 등 고성능컴퓨팅을 요구하는 생성형 AI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4세대 제품인 HBM3 양산 준비를 끝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SK하이닉스는 HBM3를 고객사에 제공해 성능 검증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HBM3 양산을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DDR5를 지원하는 인텔의 신형 CPU인 사파이어래피즈에 장착이 시작된 만큼 하반기부터 세대교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업황이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지만,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 효과로 3분기에는 재고 감소와 함께 맞물린 (차세대 메모리) 신규 수요가 시장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