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김남국 코인 논란, 민주당 ‘손절’ 결단 내리나

입력 2023-05-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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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초기, 당내 계파 따라 김 의원 옹호 vs 비판
친명 "민주당, 서민이 계속 서민으로 남길 바라지 않아"
비명 "불충분한 해명, 국민 신뢰 갉아먹어"
일주일 새 의혹 눈덩이처럼 불어나...결단 필요할수도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이 끝없이 계속되자,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실 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의혹이 사실이라면 탈‧출당을 고려할 만한 심각한 사안이란 인식이 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초기 보도에서 더 나아가 김 의원이 위믹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코인에 투자를 했고, 보유 액수가 100억 원을 훌쩍 넘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상임위나 청문회 등 직무를 수행하는 도중 코인을 거래한 정황까지 계속해서 보도되고, 게임업계 로비로 코인을 지급받았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12일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사실 관계가 먼저 파악돼야 하는 것이 맞으니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의혹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이고, 그런 얘기는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동학, 박성민 전 최고위원 등 민주당 원외 청년 정치인들도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을 두고 “의혹이 사실이라면 의원직 사퇴까지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김 의원의 윤리감찰을 긴급 지시했다. 사태 발생 일주일 만에 첫 공식 대응이 결정된 셈이다. 다만 당은 코인과 관련된 구체적인 투자 규모, 횟수 등은 진상조사팀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상임위 도중 거래와 관련해 윤리감찰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논란 초기에는 당내 계파에 따라 김 의원 의혹에 대한 태도가 확연히 나뉘기도 했다.

친명계인 장경태 의원은 김 의원 의혹이 처음 보도된 지 사흘 뒤인 8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검소하게 사는 것도 죄가 되냐”며 “코인에서 다른 코인으로 이전했고, 현금화하지도 않아서 특별히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김 의원을 옹호했다.

김용민 의원도 9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서민이 계속 서민으로 남길 바라는 당이 아니다. 서민도 누구나, 얼마든지 부유해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정당이다. 그게 서민을 위한 것”이라고 썼다. 김용민 의원은 친명의원이자 김남국 의원과 함께 강성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이다.

친명 정청래 최고위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에 “지금 상황에서 불법이 없어 보인다”면서 “(그래서) 국민 정서법을 들이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명계인 서영교 최고위원도 11일 BBS라디오에서 “김 의원은 소수의 약자를 위해서 일해 왔던 좋은 정치인”이라며 “가상 투자도 대한민국 경제의 한 유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와 김남국 의원 코인 진상조사단 팀장인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진상조사팀 중간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비명계 의원들은 쓴소리를 이어갔다. 송갑석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의원은) 본질에서 벗어난 발언과 불충분한 해명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김 의원의 코인 보유와 관련해 불법·탈법이 있었느냐, 이해충돌 소지가 있었느냐, 서민 코스프레를 했냐 등 수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들이 볼 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고, 저를 비롯한 동료 의원들 또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다른 비명계 조응천 의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에 나와 “(위믹스는)잘 알려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게 아니고 소위 말하는 김치 코인, 잡코인”이라며 “‘언제 깡통 찰지도 모르는데 저기다가 10억을 때려 박나.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매일매일 새로운 해명문을 내며 버티던 김 의원이 논란이 시작된 지 나흘만인 9일 대국민 사과에 나선 배경에는 이처럼 비명계 중심의 당내 싸늘한 분위기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크다.

조 의원은 12일에도 상임위 도중 코인 거래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상임위가 돌아가는 중간 단타를 쳤다면 그건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지도 않았고, 직무를 성실해 수행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평소에 주위 분들에게 주식 단타에 빠지면 자기 직무를 못하니 끊어야 하고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배제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여론을 살피며 오히려 침묵을 일관하던 친명계도 이제는 향후 상황 계속 악화할 경우 ‘손절’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2030 민심 이반도 우려되는 만큼 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강해질 전망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9~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2030세대 정당지지율이 전주 대비 10%포인트(p) 가까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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