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주체가 함께 생태계 키우는 탈중앙 거버넌스 목표
“기존에 없던 사례 만들어 가는 중…비판과 함께 응원 부탁”
한쪽에 힘이 쏠리면 처음엔 잘되더라도 변질되거나 독점이 문제될 수도 있다.
여러 주체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윤호 클레이튼 거버넌스·비즈니스 헤드는 9일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거버넌스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최근 일어나고 있는 클레이튼의 거버넌스 정책 변화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헤드는 재단에서 거버넌스와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재단의 의사를 결정하는 ‘파운데이션 카운슬’ 5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클레이튼은 지난해 퍼미션리스 블록체인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뒤 거버넌스 변화에 집중해 왔다. 최근 진행된 GC 변동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재단이 홀로 주도하는 중앙화된 체계가 아닌 여러 주체가 함께 리드해 가는 탈중앙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 헤드는 “1년 동안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GC 멤버를 교체하는 과정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밝힌 GC 리빌딩의 기준은 △클레이튼 메인넷 활용 및 생태계 인프라 제공 능력과 △블록체인 및 클레이튼 메인넷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 능력이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GC 변동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 합류하거나 탈퇴한 GC가 각각 15개 이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 멤버와 LG전자, 해시드 등 이름 있는 GC가 탈퇴하면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 헤드는 모든 과정이 명확한 기준과 상호 합의 하에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준 없이 탈퇴한 GC는 FTX 사태 당시 알라메다가 유일하다”면서 “앞으로 GC가 의사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텐데, 이때 GC는 브랜드나 초기 참여 여부보다는 블록체인을 잘 아는 파트너여야 한다”고 말해 우려를 일축했다.
클레이튼 재단은 이와 함께 GC에 대한 정보와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커뮤니티의 참여를 독려할 ‘클레이튼 스퀘어’ 플랫폼도 지난주 출시했다. 이 헤드는 “스퀘어는 생태계 참여자가 목소리를 내고, 피드백을 주고받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의사 결정 과정 및 결과를 보여주는 생태계의 광장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당장은 GC가 많은 것들을 결정하지만, 일정 자격을 갖춘 커뮤니티 구성원도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기능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단이 갇힌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스퀘어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클레이 가치 부양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원천적으로 리저브를 소각했고, 사실상 리저브 제로가 됐다”면서도 “메인넷이 많이 쓰여 디플레이션 모델을 달성하는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단은 생태계 활용과 클레이 가치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탈중앙화 관점에서 생태계를 같이 만들어 갈 파트너를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탈퇴한 GC의 빈자리는 기존에 없었던 다양한 지역,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이 채우고 있다. 5월 들어 중화권 블록체인 게임 연합인 ‘ABGA’와 웹3 게임 마케팅 플랫폼 ‘P2EALL’이 합류했다. 또한 커뮤니티 DAO(탈중앙화자율조직) GC인 ‘코뮨 다오(Kommune DAO)’와 메타버스 플랫폼 ‘어나더 월드(Another World)’, 현실 자산 연동(RWA) 토큰 기업 ‘크레더-아이티센(CREDER-ITCEN)’도 GC 멤버로 추가됐다. 특히 코뮨 다오, 어다너 월드, 크레더-아이티센의 경우에는 모두 생태계 내 처음으로 합류하는 분야의 멤버다. 재단은 이들이 클레이튼 생태계와 GC에 다양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헤드는 향후 행보에 대해 “거버넌스 개편과 함께 사업적으로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클레이튼 활성화를 위해 해외, 특히 아시아 쪽에 집중해 실질적인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갈 선례가 없었던 만큼 우여곡절을 겪고 있고, 하나의 사례를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면서 “잘못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잘하는 점에 대한 응원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