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가능성 꾸준히 거론돼와
삼성은 시장 점유율 확대 도움·LG는 수익성 개선 ‘윈윈’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내년 200만 대, 향후 몇 년간은 300만~500만 대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에 공급되는 초기 물량은 77인치와 83인치 화이트올레드(WOLED) TV 패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그간 경쟁업체인 LG전자와 달리 OLED TV에는 소극적이었다. 높은 가격 때문에 OLED 기술이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같은 소형기기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에 집중해왔다. OLED 패널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보다 약 5배 비싸다.
로이터는 삼성이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을 받는 것은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하이엔드(최고급) OLED TV 분야에서 확장을 어떻게 모색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삼성이 OLED TV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미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었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는 앞서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와의 협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고객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어렵다”면서도 “고객 구조 개선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OLED 가치를 인정하고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어떤 고객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은 일본 소니를 제치고 OLED TV 세계 판매 2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의 현재 OLED TV 시장 점유율은 6.1%로, LG전자(54.5%), 소니(26.1%)에 한참 뒤처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공급이 성사될 경우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내년 출하 물량으로 알려진 200만 대는 최소 15억 달러(약 2조 원)어치로, LG디스플레이 전체 대형 OLED 패널 생산 능력의 20~30%에 해당한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만 1조 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여파로 글로벌 전자 제품 수요가 약화하자 일부 OLED 공장의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와 소니에 OLED TV 패널을 공급하고 있으며, 애플에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옴디아는 OLED 시장 규모가 올해 6% 가까이 성장한 117억 달러로, 2027년에는 129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