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업종 계열사 주가 하락…공모가 밴드 예상보다 낮아질 우려
에코프로 그룹주들이 조정을 받으면서 기업공개(IPO)를 추진중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밸류(기업가치) 산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4월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장예정 주식수는 7237만8158주, 공모예정 주식수는 전체 대비 20% 수준인 1447만6000주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증권가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밸류가 2조 원대 중반에서 3조 원대 초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 속에 최대 3조 원 내외의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지난달 연중 최고가(31만5500원) 대비 약 28% 하락했다. 코스닥 시총 2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최고가 대비 각각 33%, 32% 하락했다.
그룹주의 주가 하락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IPO 과정에서 피어그룹(비교기업)에 계열사는 제외되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영향이 없다. 그러나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같은 업종인 이차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들의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업종 자체에 대한 기대가치도 떨어져 공모가 밴드가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은 발행사의 이차전지 계열사 주가 하락으로 공모가 밴드 상단을 높게 잡는데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계열사 주가 하락은 공모가 밴드 하락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너리스크도 부담이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1억 원 상당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최대주주는 지분 52.78%를 가지고 있는 에코프로다. 에코프로의 최대주주는 이 전 회장(19.29%)으로, 사실상 이 전 회장이 에코프로를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까지 지배하는 구조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 전 회장의 구속에 따라 경영권 리스크도 해소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한국거래소의 질적 심사요건에는 경영 투명성과 경영 안정성 등이 포함된다. 거래소는 상장심사 과정에서 독립적인 기업경영을 위한 기업지배구조, 특수관계자 거래 및 내부통제 제도 등을 고려해 경영투명성과 주주이익의 침해가능성을 살펴본다. 아울러 지분 당사자 간의 관계, 지분구조의 변동 내용·기간 등을 고려해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확인한다.
한편,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에코프로비엠에 안정적인 전구체를 공급할 목적으로 2017년 설립됐다. 지난해 매출 6652억 원, 영업이익 390억 원, 당기순이익 156억 원을 달성했다.
에코프로그룹은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씨엔지 등을 통해 양극재, 리튬, 전구체,
리싸이클링으로 연결되는 수직계열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7년 기준 전구체 33%, 니켈 31%, 리튬 26%를 자체적으로 내재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