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올해 사모펀드(PE) 엑시트 활동 감소가 이어지겠으며, 세컨더리 시장 가격 인하도 지속할 것이라는 등 사모 시장 전망을 내놨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프랭클린템플턴은 “지난 20년 동안 여러 장기적 요인들이 사모 시장 성장을 견인해왔고, 현재까지도 시장을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며 “다만, 높은 금리 수준과 악화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재무제표는 자본시장 유동성을 축소하고 모든 주요 자산군에 역풍을 불러오고 있으며, 사모투자가 더 높은 성과와 수익률 목표 달성을 위한 확실한 방법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여 년과 비교해 새로운 사모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위험요소와 기회, 포트폴리오에 미칠 영향 등을 사모 시장 분야별로 제시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PE는 금리가 하락하고 밸류에이션 성장 호황기가 끝난 지난해 변곡점을 맞았다”며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PE의 엑시트 활동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이러한 기조는 2023년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갑작스러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은 금융시스템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이뤄지던 기존 밸류에이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사모펀드들은 2020년과 2021년에 기념비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이후 포트폴리오 가치를 재평가하기 시작했지만, 이러한 변화가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높은 유동성에 힘입은 자금조달은 위축될 수밖에 없으나 재무 안정성이 뛰어난 우량기업들은 밸류에이션 하락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가치 재평가가 이미 진행 중이며,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합의할만한 수익률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암호화폐와 암호화폐거래소를 둘러싼 부정적인 정서가 확산하면서 블록체인 기술과 거리가 먼 스타트업들마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블록체인 인프라, 스마트 계약시스템, 웹 3.0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과 같이 탈중앙화 트렌드와 밀접하게 연관된 회사들은 언젠가 메타, 넷플릭스 및 아마존 등으로 대표되는 가상화 시대 유망기업들처럼 각광받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컨더리 시장을 두고는 “사모펀드운용사(GP)가 우량기업을 더 오래 보유하기 위해 펀드를 연장하려 하면서 GP주도 세컨더리 펀드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드라이파우더(미소진약정액)이 줄고, 가용 드라이파우더도 1년이 채 남지 않게 되자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더 많은 상황이 벌어져 세컨더리 시장에서는 더 큰 폭의 가격 인하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기관투자자(LP)들은 공모 시장 하락에 따른 ‘분모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또한, 많은 LP들은 자금조달이 용이했던 시기 출자약정을 맺었기 때문에 현재의 척박한 엑시트 환경은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들이 출자 약정을 위한 새로운 자금 모집에 나사거나 보유 포트폴리오 자산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모 대출에 대해서는 “채무자와 채권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거시경제 분야 극적인 변화가 채무자에게는 역풍을, 사모 대출 운용사로 대표되는 채권자에게는 예기치 않은 순풍을 만들었다”며 “오늘날 사모 대출은 이전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전통적 방법의 기업 대출이 차단되는 높은 금리환경과 안전자산 선호 시장 환경에서 사모대출이 필수적인 투자 자산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존 이바낙 프랭클린템플턴 대체투자 자문역은 “요즘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상관관계가 낮거나 맞춤형 프로세스 중심의 투자, 기업 경영상의 중요 이슈에 집중하는 ‘이벤트 드리븐’ 테마, 경기침체 및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테마 등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며 “투자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들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투자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