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자동차 사고건수 증가에 따른 것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손보사들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는 4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1~4월 누적손해율은 평균 76.9%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76.7%)과 비교해 0.2%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회사별로는 삼성화재가 77.2%로 가장 높고 현대해상 77.0%, KB손해보험 76.8%, DB손해보험 76.8% 등의 순이다. 업계는 손해를 보지 않는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을 78∼80% 이하로 본다.
지난해 크게 떨어졌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들썩이면서 업계는 올해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나들이 차량 증가에 따른 사고건수 증가로 5월엔 손해율이 악화될 것”이라며 “보험료 인하 반영에 따른 수입보험료 감소로 연중 실적도 지속 악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지난해 손보사의 호실적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효과가 컸다. 그러나 올해는 1분기에 이미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본격화된 상황이라 실적 선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1분기 손해율이 이미 적정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봄철 나들이객이 늘어나며 차량 통행량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자동차보험 관련 원가상승 요인도 작용한 탓이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코로나19 격리기간이 7일에서 5일로 단축된 것과 함께 행락철 나들이객 증가가 원가상승 요인과 맞물리면서 추후 손해율이 더 상승할 것”이라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오르면 그만큼 역마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지난 1분기 삼성화재·현대해상·DB·KB손해보험 등 자보 시장 ‘빅4’를 포함한 총 7개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2%가량씩 일괄적으로 인하한 바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인하로 기대 수입이 줄어든 터라 자동차보험의 수익성 방어가 어려워진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손보업계의 순익 증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례적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면서 “올해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