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0%대 할부금리까지 나왔다…BMW코리아 0.99%

입력 2023-05-22 18:00수정 2023-05-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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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비용지수' 6개월 새 하락 전환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 시장 안정화
10% 할부금리 5%대로…BMW는 0.99%

(그래픽=이투데이 )

#수원 광교에 거주하는 A 씨는 이달 초 미니(MINI) 공식딜러사를 찾아 견적을 받았다. 재구매 여부와 특정 신용카드 보유 등에 따라 구매 혜택은 차고 넘쳤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할부금리. 세일즈 매니저는 파격적인 이율을 제시하며 할부를 권고했다. 고금리 시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연 0.99%였다.

#성남 분당에서 거주하는 B 씨는 일본차의 견적을 받고 깜짝 놀랐다. 가격은 3500만 원. 공식딜러는 △36개월 무이자 할부 또는 △현금 700만 원 할인(36개월 할부) 가운데 하나를 제시했다. 두 가지 모두 파격적이었다. '현금 700만 원 할인’에 화색이 돌았던 B씨는 주저없이 후자를 택했다. 그러나 두 가지는 사실상 같은 조건이었다. 현금 700만 원을 할인받고, 이후 36개월 동안 내야 하는 이자까지 모두 따져보니 가격은 다시 3500만 원이 됐다.

올해 초 연 10%대에 달했던 자동차 할부금리가 5% 수준까지 하락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 유동성을 지닌 수입차 업계에서는 0%대 할부금리까지 등장했다.

22일 자동차 및 금융투자업계를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올 하반기부터 자동차 할부금리가 뚜렷한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 중이다.

먼저 5월 들어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보다 소폭 낮아졌다. 이자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때부터 나왔다.

올해 초 사정은 크게 달랐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되면서 카드 및 할부금융사의 자금줄도 경색됐다. 3%에 못 미쳤던 AA+ 3년물 여신채권 금리는 6.0%대까지 급등했다. 이 여파는 약 3개월 뒤인 올해 초 고스란히 할부금융 시장까지 퍼지면서 10%대 할부금리마저 등장했던 바 있다.

이후 채권시장이 안정되면서 3개월 만인 1분기 말, 금리 하단이 5%까지 내려갔다. 결국, 올 하반기에는 지난해 상반기 수준(2~3%)의 할부금리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은 이달부터 현대차 일부 인기 차종을 대상으로 ‘변동금리’ 상품을 선보였다. 신차 출고 이후 일정 기간 ‘이자’만 내는 상품이다.

예컨대 현대차는 8세대 신형 그랜저를 출고한 뒤 1년 동안 할부금 대신 이자만 갚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1년 뒤부터 할부금을 내는 ‘복합금리 거치’ 할부상품이다.

수입차 업계에선 아예 0%대 금리까지 등장했다. 이날 여신금융협회 공시포털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BMW파이낸셜은 평균 3.5%, 도이치파이낸셜은 0%대의 평균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A 씨 사례처럼 MINI 일부 차종은 0.99%의 할부금리로 팔리는 중이다. 1분기 평균, 토요타파이낸셜(5.8%)·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5.8%)도 주요 카드 및 할부금융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앞세우는 중이다.

이 밖에 일부 수입차 딜러는 무이자 할부까지 내세운다. 언뜻 고금리 시대에 무이자 할부가 불가능해 보이지만 자체 할부금융사를 갖추면 가능한 일이다. 그 대신 파격적인 할인은 ‘전무(全無)’하다고 보면 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수입차 업계가 낮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는 배경에는 그만큼 판매가격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라며 “고금리 시대에서 0%대라는 파격적인 할부금리를 제시했다면 사실상 현금 할인을 없앤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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