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아이돌의 청천벽력같은 연애 소식. 반 분위기까지 침울한데요. 열애 사실의 증거가 된 사진을 두고 한 친구는 책상에 얼굴을 파묻어버렸고, 어떤 친구는 사진이 조작됐다며 조작 증거(?)를 찾는 안쓰러운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이처럼 ‘내 사랑’ 아이돌의 어찌 보면 당연한 열애 사실에 마음 쓰린 경험 없는 팬들은 없을 테죠.
이런 팬들이 바라는 건 오로지 하나 “제발 들키지만 마, 애써서 숨겨줘”인데요. 차라리 모르는 게 맘이 편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침과 사랑은 숨길 수 없다고 하던가요. 애써 티 내는 ‘오빠’와 ‘언니’ 덕에 ‘스캔들’이라는 통보를 받곤 합니다.
그간 대부분의 스캔들은 파파라치 사진 등 ‘증거’가 등장하고, 소속사의 이미 정리됐지만 그래도 정리하는(?) 확인 작업을 거쳐 “호감을 느끼고 만나는 중”, “서로 좋은 감정으로 만나고 있다”라는 입장으로 열애 사실을 밝혔는데요.
그런데 이 익숙한 루트를 거부하는 소속사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인데요. 과거 빅뱅 때부터 생각지도 못한 열애설 대응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죠. 빅뱅 멤버 중 가장 파파라치 사진이 많이 찍힌 멤버는 지드래곤인데요. 사진으로 추측되는 그의 연애 상대는 아이돌, 아이돌 출신 배우, 일본 모델 등 다양했죠. 하지만 소속사 YG는 지드래곤의 열애 사실을 그 누구보다 알리길 싫어했는데요. “우리 오빠는 절대 안 돼”라고 외치는 여느 극성팬보다 더했죠.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YG는 “아티스트의 사생활이라 확인 불가”라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평범함을 거부하는 소속사다운 신박한 입장 표명이었죠. 약 3년간의 공개 열애 후 2018년 배우 민효린과 결혼한 빅뱅 멤버 태양 또한 첫 시작은 파파라치 사진이었는데요. 둘이 함께 데이트를 즐기는 사진이 공개되자 소속사 YG 전화는 불이 났죠. 쏟아지는 전화를 받은 YG의 공식입장은 “태양이 연락이 안 된다. 열애가 사실이면 축하한다”라는 저세상 발언이었는데요. 잘 피해 간 이 답변은 길이길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사귄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라는 여러 의문을 남기는 태도였지만, 이런 입장이 반복되면서 팬들 사이에선 “YG가 확인 불가라고 하면 사실이라는 거다”라고 정리됐습니다.
최근 다시 불거진 월드스타 방탄소년단 뷔와 블랙핑크 제니의 열애설도 이러한 전통(?)을 이어 갔는데요. 심지어 이번엔 아예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죠. 그간의 “확인 불가”는 오히려 양반이었습니다.
심지어 이 두 사람의 열애 소식은 파파라치도 아닌 일반 시민들이 찍은 사진과 목격담에서 시작됐는데요. 제주도행 비행기도 함께 타고, 제주도 도로에서도 차 창문을 열고 얼굴을 드러내며 데이트를 이어가는 뷔와 제니는 당연히 눈에 띄었죠. 이 정도면 숨길 생각이 없어 보였는데요.
목격담과 사진이 이어지며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와 제니 소속사 YG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그간 YG의 행보를 아는 터라 팬들은 하이브의 답변을 더 기다렸었는데요. 하이브 또한 YG의 전통을 이어가는 듯 똑같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이미 널리 퍼진 확신의 입장. “YG가 확인불가라면 사실이다”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는데요.
하이브 또한 그간 방탄소년단의 다른 열애설에는 곧바로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색다른 묵언 입장은 사실이라는 의견에 더 힘이 실렸죠. 이후 제니의 개인 비공개 계정이 해킹당하면서 뷔와 함께한 데이트 사진들이 여러개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그제서야 YG는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그간 관련 언급과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며 “진위가 파악되지 않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올리거나 과도한 악성 게시글을 작성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는 열애설 확인이 아닌 사진 공개에 대한 불편한 태도를 드러냈죠.
이번에 파리 센 강 인근을 걸어가는 뷔와 제니의 모습이 또다시 공개되며 열애설이 다시 대두됐는데요. 실제로 두 사람을 목격한 프랑스 언론인이 “뷔와 제니가 확실하다”라고 밝혔지만, 두 사람의 소속사는 여전히 조용합니다.
스타들의 열애 소식에 이어 결혼식 또한 완전히 바뀌었는데요. 과거 스타들의 결혼식에는 가족들 대신 기자들이 입장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카메라만 가득한 풍경이었죠. 2005년 결혼했던 연정훈은 “그때는 공개 결혼식 안 하면 욕먹는 시대였다”라며 “취재 열기에 결혼식장이 다 부서졌고, 우리 이모는 기자들 엉덩이만 보고 갔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연예인 최초 비공개 결혼식을 진행했던 배우 이요원은 기자들의 항의 끝에 급한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는데요. 배우 심은하 역시 비공개 결혼식으로 항의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비공개 결혼식’이 당연해진 분위기 입니다. 아예 결혼식 당일에 소식을 알린 비·김태희 부부뿐 아니라 강원 정선의 청보리밭에서 올린 원빈·이나영 부부의 결혼식도 화제가 됐죠. 최근엔 추첨을 통해 매체 자리를 지정하고 시상식장처럼 포토월이 설치되거나 합동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는 등 결혼식 취재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당연한 공개 결혼식에서 비공개 결혼식이 자리 잡은 만큼, 열애설을 대하는 스타들의 태도도 바뀌게 되는 걸까요?
‘묵묵부답’ 열애설을 향한 팬들의 의견도 나뉘는데요. “그래 차라리 애써 외면하자”, “어차피 만나는 거 아는데 굳이 밝히나”라는 쪽과 “본인들이 티 내놓고 왜 팬들을 무시하나”, “팬들 앞에 솔직하겠다 해놓고 이럴 땐 피한다”라는 상반된 입장이죠.
굳이 밝혀서 확실시하는 부분에 부담을 느낄 수도, 또 사생활을 밝히고 싶지 않은 마음도 존재할 텐데요. 결국, 알리기 싫고, 부담을 느낀다면 최소한 숨기려는 노력 정도는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어느 쪽이든 마음 아픈 이들은 생길 수밖에 없는 스캔들.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없다면 팬들의 마음을 들어보는 자세가 먼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