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탈중국 가속…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과 20조 공급 계약

입력 2023-05-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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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AR 필터 등 5G RF 부품 개발해 공급키로
UBS “거래 규모 약 20조 추정…2026년까지”
미·중 관계 악화 속 미국 내 자체 조달 속도

▲브로드컴 로고가 표시된 스마트폰 화면이 컴퓨터 메인보드 위에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미국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과 5세대(5G) 이동통신과 관련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을 새롭게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RBAR 필터를 포함해 5G 무선주파수(RF) 부품과 최첨단 무선접속 부품을 개발하고, 이를 애플에 공급한다. 브로드컴은 5G RF 관련 통신 부품을 콜로라도주 포트콜린스 등 미국 내 여러 거점에서 설계·제조할 예정이다.

브로드컴은 애플의 주요 공급 업체 중 하나다. 양사는 2020년에도 3년 계약을 맺었으며, 브로드컴 연매출의 약 20%는 애플과의 거래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이번 계약으로 핵심 자동화 프로젝트와 엔지니어 기술 교육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내 투자를 한층 더 확대한다. 애플은 2021년 향후 5년간 미국에 43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브로드컴과의 계약은 이러한 약속의 일환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번 거래 규모가 150억 달러(약 20조 원) 이상이며, 기간은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제조업의 혁신 정신과 독창성, 창의성을 활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애플의 모든 제품은 미국에서 개발되고 제조되는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다. 이는 미국의 미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미·중 관계 악화 속에서 대미 투자와 탈(脫)중국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번 계약으로 미국 내 자체 조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최근 애플은 최근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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