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체포동의 절차 개시, 강래구 기소 임박…‘돈봉투 사건’ 송영길 압박

입력 2023-05-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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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현역 의원들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이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을 재판에 넘기면 검찰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25일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 요구서가 서울중앙지검에 송부됐다고 밝혔다.

체포동의 요구서는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에 따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표결한다.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30일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수사팀은 19일 이 의원, 22일 윤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2021년 4월 민주당 소속이던 윤 의원은 당시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 송영길 당시 당 대표 후보자를 당선시키기 위해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할 것을 지시‧권유‧요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윤 의원은 경선캠프 관계자들로부터 2회에 걸쳐 국회의원 제공용 현금 6000만 원을 건네받고, 국회의원들에게 각 지역 대의원들을 상대로 투표할 후보자를 제시하는 내용의 지시를 내리거나 지지를 유지해달라는 명목으로 300만 원이 든 봉투 20개를 제공했다고 의심받는다.

이 의원도 경선캠프 관계자에게 100만 원을 제공하고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지역본부장 제공용 현금 1000만 원을 제공했고, 윤 의원의 지시 명목으로 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받았다.

이 의원은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입장을 내고 “언론에 보도된 녹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확인한 것으로 실제 한 페이지 이상의 대화 중 일부를 짜깁기한 것”이라며 “무고한 사람을 사냥하듯 구속하고 삶을 망쳐놓은 것이 훈장이 되는 시기가 다시 돌아온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검찰은 범죄혐의를 수사해 증거가 있으면 기소하면 된다”며 “우리나라 헌법은 무죄추정의 원칙, 불구속재판이 원칙이며 현역 국회의원이 도주 우려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이 국내로 들어오기 전인 5월 초 프랑스 파리에서 기존에 쓰던 휴대전화를 버리고 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지자 “증거인멸이 아니라 검찰의 상습적인 별건 수사 프라이버시 침해 증거 조작 피의자에 유리한 증거배제 등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권 행사”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처음 구속된 인물인 강 전 위원을 구속 기한 만료일인 27일 이전에 기소 처분할 방침이다. 강 전 위원은 ‘스폰서’로 불리는 사업가 김모 씨로부터 돈을 조달받아 돈 봉투를 마련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검찰은 돈 봉투 수수 혐의를 받는 지역본부장 10여 명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는 순차적으로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송영길 캠프에서 지역 상황실장과 서울 상황실장을 지낸 박모 씨와 이모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송 전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강 전 위원과 현역 의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송 전 대표는 2일 먼저 조사를 받겠다며 서울중앙지검을 찾았으나 수사팀은 ‘현 시점에서 조사가 어렵다’며 돌려보낸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송 전 대표가 검찰 수사를 “비겁한 정치기획 수사”라고 비판하자 “조사를 잘 받으시면 될 것 같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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