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 핵보유국 통제 하 국경 밖 배치는 허용
미 “러, 핵무기 사용 시 심각한 결과 직면할 것”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기자들에게 “핵무기의 이동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핵무기가 이미 벨라루스에 있냐는 질문에는 “아마 그렇다. 돌아가면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경제 포럼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 중이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월 25일 전술핵 배치 계획을 발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러시아 핵무기를 벨라루스 영토 안 특수시설에 저장하는 절차에 관한 문서에 서명했다. 쇼이구 장관은 당시 “서방은 우리 국가들을 상대로 선언되지 않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술핵은 군사 목표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되는 핵무기다. 현재 러시아가 보유한 전술핵은 약 2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약 200개의 전술핵을 갖고 있다. 그중 절반은 유럽에 배치돼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르면 핵보유국은 비핵보유국에 핵무기나 기술을 이전할 수 없다. 하지만 핵무기를 자국의 통제 하에 국경 밖에 배치하는 건 허용한다.
벨라루스는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핵무기 이동을 강하게 비난했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여러 무책임한 행동을 봐왔지만, 이건 그 최신 사례”라며 “생화학이나 핵무기를 사용하면 심각한 결과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핵 정책을 조정할 이유를 찾지 못했으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