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졸속 추진, 피해는 국민이 감수하게 될 것”

입력 2023-05-30 15:53수정 2023-05-3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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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산업협의회 “업계 의견 전혀 반영되지 않아”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원사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께 보내는 호소문’을 공개하며 현재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제공=원격의료산업협의회)

비대면진료 업계로 구성된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30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대해 “졸속 추진으로 인한 피해와 불편은 국민이 감수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산협은 “지난 당정협의회에서 발표한 초안보다 더 퇴보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이 발표됐다”며 “야간·휴일 소아환자의 처방을 금지하고, 65세 이상 노인도 장기요양등급자에 한하며, 감염병 역시 1급과 2급에만 제한했다. 결국 모든 피해와 불편은 국민의 몫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야간·휴일 소아환자의 비대면 처방 금지는 육아가구의 고통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원산협은 “소아과 대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있는지, 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이 소아과 과밀화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정부에게 반문하고 싶다”며 “결국 정부는 육아부부의 고통은 외면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간 원산협은 한시적 비대면진료 시행 결과를 성별, 연령, 진료과목, 질환별 이용 현황에 따라 다각도로 면밀히 분석하는 등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시범사업을 설계할 것을 요구해왔다. 원산협은 “정부는 5월 17일 당정협의회에서 시범사업 초안을 발표한 뒤 2주 만에 최종안을 확정했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정책임에도 충분한 논의와 분석 없이 추진한 것은 말 그대로 졸속 추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 이용은 힘들어졌지만, 의약계를 위한 수가는 증액했다”며 “건강보험 적립금 소진 속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진료가 건강보험재정에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 해외 사례를 참고해도 원격진료 수가가 일반 진료보다 높은 국가는 찾기 어렵다. 비대면진료는 의료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누릴 수 있다는 편의성은 높이는 반면, 재정적 부담은 줄이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산협은 국민 혼란을 막기 위해 조속히 시범사업을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틀 남은 시점에서 발표한 시범사업안은 당연히 비대면진료를 이용하는 국민과 의료진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초안 발표 후 2주 만에, 정식 시행 이틀 전에 최종안을 발표한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산업계를 포함하는 시범사업 협의체를 구성해, 계도기간 내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안을 발표하며 시범사업안에 대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산협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정협의회 당일 오전, 이미 확정된 한 장짜리 시범사업안을 통보받았을 뿐”이라며 “협의회를 포함한 업계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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