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먹던 공무원들, 건네지도 않아 괘씸”…민원에 서산시청 게시판 ‘시끌’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용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27일 서산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 게시판에는 ‘제가 고향에서 이런 대접을 받았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최 모씨는 “오랜만에 방문한 면사무소였다. 10명 정도 모여서 수박을 먹고 있었고 민원실이 아닌 산업팀이 있는 사무실이었다. 그 시간이 오후 4시에 가까웠기에 민원인은 저 혼자였다”고 밝혔다.

최 씨는 “그런데 기다리는 동안 단 한 명의 공무원도 자기 지역민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질 않았고, 수박 하나 권하는 공무원이 없었다”며 “나이대가 다양했는데도 모두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살면서 그런 상황이면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나가다 걸리면 한 번쯤은 권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먹어야 맛이 아니다. 저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아니고 면사무소 사무실을 방문한 민원인이고, 지역민 아니냐”라며 “내 자식들이 아니라는 게 안심될 정도로 그 순간 그들이 부끄러웠고 괘씸했다. 저런 것들을 위해 내가 세금을 내고 있구나. 자기 지역민에 대한 애정이 저렇게 없구나 (싶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똑똑한 친구들이라 사태를 파악해서 일 처리는 빠르게 진행됐으니 다행이었지만, 대민봉사가 뭔지도 모르는 다음 세대들을 보니 참으로 한심하단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며 “민원인을 섬기는 게 뭔지도 모르는 그들에게 낸 세금이 왜 이렇게 아깝나. 수박 껍질 정리하면서 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내리까는 거 보면 일말의 양심은 있었나 싶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게 부모 교육의 문제인가, 공무원 교육의 문제인가”라며 “연수는 왜 받으러 가나. 아무것도 배워오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1일 오전 기준 조회 수는 8000회를 기록했다.

박 모씨는 이 글에 답글을 달고 “공무원들이 홀대한 것도 아니고, 수박 한 통 먹다가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았다고 부모 욕까지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며 “전 차라리 자리를 피했겠다. 요즘 젊은 공무원들 전화 통화해보면 참 친절함을 느낀다. 너무 나쁘게만 보지 말고, 업무 처리 빨리 하셨다니 노여움 풀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최 씨는 “수박 못 먹어서 미친 X 됐다”며 “제가 말하는 요지를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제가 아무나인가. 엄연히 일을 보러 간 지역민인데, 따뜻한 말 한마디 못 건네는 게 맞느냐”고 반박했다. 최 씨는 공무원들이 자신을 단체로 무시한 게 문제라면서 “기분이 좋을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에 최 씨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 모 씨는 “모두가 아니라고 얘기해도 노발대발 화내는 걸 보니 배움의 부족함이 여실히 느껴진다”며 “더 나은 사람이 돼라”고 충고했고, 함 모씨는 “수박을 나눠주지 않은 게 그렇게 화가 나서 여기에 글을 올릴 정도인지 공감이 되지 않는다”며 “누가 누굴 섬기나. 공무원을 얼마나 밑으로 보시면 그런 단어를 사용하시나. 지금 작성하신 글이 얼마나 많은 공무원의 사기를 저하시키는지 인지하시고 글 삭제 바란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