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ㆍ신뢰 추락에 감원 소식까지…글로벌 크립토 시장 위축

크립토윈터 지속…중앙화거래소 가상자산 거래량 2년7개월래 최저
난센 감원 및 바이낸스 정리 해고설도…CZ는 ‘헛소문’이라며 일축
“가격 횡보와 중앙화 기관 신뢰 감소 영향…감원은 업계 전반 문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글로벌 중앙화거래소의 가상자산 현물거래량이 2년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가상자산 업계 내 감원 소식도 들려오는 중이다. 국내 전문가는 가상자산 가격의 횡보, 가상자산 중앙화 기관에 대한 신뢰 하락을 주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5일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더블록(The Block) 데이터에 따르면 가상자산 중앙화 거래소의 현물거래량은 2020년 10월 이후 가장 적은 약 4238억 달러(약 563조720억 원)로 나타나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체는 이를 두고, 일부 대형 거래소의 붕괴와 탈중앙화거래소(DEX)로의 투자 유출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5월부터 중앙화거래소 거래량은 지난해 6월과 12월, 올해 4월에 급격한 하락을 보였다. 여기에는 각각 테라루나 붕괴, FTX 파산, 바이낸스 제로 거래 수수료 정책 중단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더블록(The Block))

지난 1년간 바이낸스, 업비트, 오케이엑스, 후오비, 코인베이스를 포함한 38개 전세계 중앙화 거래소의 현물 거래량은 지난해 6월과 12월, 올해 4월에 급격한 감소를 보였다. 이는 각각 지난해 5월 초 테라루나 붕괴, 지난해 11월 초 FTX 파산, 올해 3월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거래 제로 수수료 정책 종료 시기와 맞물려있다. 테라루나·FTX 사태 때는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휘청였으며, 바이낸스가 제로 수수료 정책을 3월 종료하면서 4월 비트코인 현물 거래량은 65% 이상 감소한 바 있다.

같은 1년 동안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 역시 3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5월 초까지만해도 3만7000달러를 웃돌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초 1만6000달러선까지 후퇴했다가, 현재는 2만7000달러 대를 횡보 중이다.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업계, 특히 거래소들이 수익 창출에 어려움 겪고 있다. 국내에선 FIU에 신고가 수리된 27곳의 가상자산 거래소 중 원화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을 제외한 모든 거래소들이 당기순손실을 지속 중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블록체인 전문 1인 미디어 '우블록체인'이 바이낸스가 6월 정리해고에 돌입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한지 하루 만인 1일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가 이에 반박하는 트윗을 남겼다. (출처='우블록체인', '창펑자오' 트위터)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가 정리해고를 진행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가상자산 1인 미디어 우블록체인은 익명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6월 바이낸스가 8000명의 직원 중 약 20%를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는 이 같은 정리해고가 지난 강세장에서의 급격한 확장과 최근의 시장 침체의 결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는 대량 정리해고 소식에 대해 1일 트위터를 통해 ‘또 다른 FUD(헛소문)’라면서 “이는 바이낸스의 ‘바텀 아웃(Bottom out)’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창펑자오 CEO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상시 운영되며 회사와 맞지 않는 사람을 선별하고 해고하는 프로그램으로 필수적으로 해고해야 비율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창펑자오 CEO는 “서버, 항공편, 식대 등에서 비용 절감을 진행 중”이라면서 “바이낸스는 항상 인재 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여전히 고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각)에는 블록체인 데이터 기업 난센 역시 30% 인력감축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알렉스 스바네빅 CEO는 트위터를 통해 “가상자산 침체기에 수익 다각화 노력했지만, 비용이 회사 현재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핵심 사업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해 인력 감축의 이유를 밝혔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중앙화거래소의 거래량 감소 현상에 대해 “긴축기조, 미국 은행 연쇄 부도로 인한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 각국의 가상자산 규제 등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횡보하는 것이 중앙화거래소의 보유량 및 거래량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셀시우스 등 대출 플랫폼과 FTX의 파산으로 중앙화 가상자산 기관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고 각국 규제까지 더해지며 중앙화거래소에서 탈중앙화거래소로 가상자산 보유량 및 거래량이 많이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연구의원은 일반 개인 투자뿐 아니라, MM(Market Makerㆍ시장조성자) 활동의 위축 역시 거래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업계 감원 소식에 대해서는 “바이낸스의 감원 소식은 의미심장하다”면서도 “이 현상은 바이낸스만의 또는 중앙화거래소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2021년 호황장에 인원을 늘렸던 기업들이 2022년 윈터를 겪으면서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낮아지며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업계 전체에서 관찰된다”고 말해 현재 글로벌 업계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