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공식 경기에 출전한 성전환 여성 나화린(철원) 선수가 사이클 대회에서 우승했다.
3일 오후 양양군 사이클경기장에서 강원도민체전 여자일반1부 경륜 경기가 열린 가운데, 나화린 선수가 릉과 춘천지역 대표로 나온 선수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날 나 선수는 경기 초반 선두에 오른 뒤 끝까지 선수를 지켰다. 내내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했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화하며 1위를 차지했다.
경기 후 나 선수는 “많이 긴장했는데 온 힘으로 달린 것 같아 뿌듯하다. 남은 두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혹시 나의 출전으로 상대 선수들이 기권하면 어떡할까 하는 걱정에 긴장해 2시간밖에 못 잤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특히 나 선수는 경기 후 본인으로 인해 1등 기회를 놓쳤을지도 모를 상대 선수들을 찾아 사과의 뜻으로 음료를 건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선수는 오는 4일 열리는 여자일반1부 스크래치 경기에도 출전해 또 한 번 우승을 노릴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성전환 수술을 통해 여성의 삶을 살게 된 나 선수는, 성전환자로는 최초로 공식 경기에 참가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키 180cm에 몸무게 72kg으로, 지난 2012년 열린 제47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 사이클 남자 일반1부 4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경기 개막 전 나 선수는 “논란이 되고 싶다”라며 “남녀로 딱 잘라 정해진 출전 부문에 성소수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출전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