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은행권은 가산금리를 낮추면서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은행채 금리 상승 여파로 다시 대출금리가 반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 등급) 금리는 5일 기준 4.103%로, 한 달 전(4일 기준 3.840%)보다 0.263%포인트(p) 올랐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월 20일 이후 줄곧 3%대를 보였으나, 지난달 23일부터 4%로 반등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은행채 1년물(AAA 등급) 금리 역시 5일 기준 3.862%로, 한 달 전(3.600%)보다 0.262%p 상승했다.
문제는 최근 은행채 발행이 크게 늘면서 시장 금리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5월 한 달간 단순 발행된 은행채 규모는 24조6000억 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 은행채 발행 규모는 1월 9조9100억 원, 2월 12조1100억 원, 3월 10조600억 원, 4월 14조2800억 원으로 10조 원대 안팎을 보이다가 지난달 20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금융당국이 4월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 물량의 100%에서 125%로 완화한 것도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늘려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 조달금리도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시중 유동성 흡수에 따른 지급준비금 부족 등으로 은행이 다각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채 금리가 상승했다"며 "이에 연동해 순차적으로 주담대 금리 상승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상생금융'을 내세워 가산금리를 낮추고 우대금리는 늘리면서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해 줄곧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내세우던 한은도 올해는 2월과 4월, 5월 세 차례 모두 동결에 나서면서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인식이 나왔다.
이에 대출금리도 낮아지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줄어드는 분위기를 보였다. 실제로 2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910~6.987%를,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20~6.044%를 기록했다. 금리 하단이 모두 3%로 내려갔지만, 이런 흐름이 오래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금융권은 전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은행 입장에선 이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면 예금 금리를 높일 요인도 사라지는 셈"이라며 "향후 예금 금리는 더 낮아지고 대출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