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과거 공시 제도 운영했다 문제점 발생하며 중단하기도
가상자산 시장 공시 규칙 및 처벌 규정 없어 한계점 존재
가상자산 시장에서 공시 서비스가 사라지는 분위기다. 그간 가상자산 공시 정보 제공은 주식 시장과 달리 처벌 규정이나 규칙이 없어 한계에 대한 지적이 수차례 거론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공지를 통해 오는 21일부로 공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최근 밝혔다. 빗썸은 2020년 6월 쟁글과 계약해 쟁글에서 공시 관련 정보를 빌려 제공해왔다. 하지만 최근 쟁글이 공시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빗썸 또한 정보 제공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빗썸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쟁글에서 공시 관련 정보를 가져와서 제공을 해왔는데 쟁글이 서비스 제공을 안 한다고 했기 때문에 빗썸도 공시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는 2019년 4월 공시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쟁글에서 데이터를 빌려오던 빗썸과 달리 업비트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와 직접 소통을 통해 공시 제도를 운영했다. 공시를 원하는 프로젝트가 업비트에 공시 내용과 참고 자료를 이메일로 보내면, 내부 검토를 거쳐 업비트 사이트에 정보를 게재하는 방식이다.
정상 운영하던 업비트 공시 제도는 약 2년 만에 중단됐다. 2021년 3월 업비트는 고머니2(GOM2)가 5조 원 규모의 북미 펀드인 셀시우스 네트워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사실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업비트는 고머니2를 상장폐지 했다. 고머니2 허위 공시를 발단으로 업비트는 기존 공시제도를 일시 중단했다.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정보가 산재돼 있고 해외 프로젝트도 많기 때문에 투자자가 관련 소식을 직접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공시 제도 자체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취지와 맞지만 한계점도 존재한다.
현재 주식시장에서는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이용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관련 규제가 현재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미공개 정보 이용으로 처벌하기 어렵다. 때문에 공시 전 정보가 일부 투자자에게 사전 유출될 경우 공시 이후 덤핑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 투자자가 가상자산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거래소나 집단의 공시 서비스는 시세 상승의 재료가 된다. 공시가 올라왔다 하면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공시빔이라는 단어가 생기기도 했다.
최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법)’ 10조에서 미공개정보 등을 활용한 코인 부당거래를 제한하고 있지만, 앞으로 국회 통과 및 법률 적용까지에는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주식 시장의 경우 공시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처벌당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공시 규칙 위반에 대한 패널티가 부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뤄지는 공시라고 생각하기에는 어렵다”라며 “처벌 규정이 없는 공시는 이익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