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요건'에 ICT경험 삭제…‘대표 돌려막기’ 우려에 '낙하산 논란' 키워

입력 2023-06-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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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신규 사외이사진 7인 확정하고 이사회 통해 정관 개정
대표이사 후보 자격 요건 중 ICT 경험 관련 조항 삭제 담겨
ICT 전문성 삭제되면 외부에서 경험 없는 낙하산 논란 우려

▲KT 광화문 사옥 전경. (김나리 기자 nari34@)

KT가 7인의 신규 사외이사진을 확정하고 이사회를 통해 정관을 개정하는 것을 결의했다. 대표이사 후보 자격 요건 중 ICT 경험 관련한 전문성을 삭제하고 주총 특별결의로 처리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를 두고 공개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T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한 개선안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진행했으며, 총 7인의 사외이사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고 9일 밝혔다.

현재 KT의 사외이사는 김용현 이사회 의장이 유일하다. 지난 3월 임기를 마친 강충구, 여은정, 표현명 사외이사는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까지 대행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여한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7명은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다.

이달 30일 개최될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사외이사 후보 7명이 선임되면, 상법에 따라 퇴임 이사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유지했던 임기만료 사외이사 3명의 직무수행도 종료된다.

또한 이사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대표이사 선임 리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정관 개정을 추진했다. 문제는 대표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 전문성을 뺀 지배구조 개선안(정관 개정안)이다.

KT의 경우 유무선 이동통신 사업을 중심으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PTV,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정보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워낙 다양한 분야의 ICT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이와 관련한 경험 및 지식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자질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2월 KT지배구조위원회가 발표한 차기대표 후보 명단에서 낙마한 후보 중 일부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심사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정관이 개정된다면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는 공공연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이권카르텔과 더불어 비통신 인사의 내부 갉아먹기 싸움에 통신 경쟁력의 근본이 흐려진다는 주장이다.

KT새노조 측은 “통신문외한에게 국민 통신기업의 CEO 자리를 개방하고 결과적으로 낙하산 천국으로 KT를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며 “ICT 전문성 삭제는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KT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문 경영인 선임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반응도 있다. KT는 지난해 연매출 25조6500억 원, 영업이익 1조6901억 원을 기록하며 이통사 중 가장 높은 실적성과를 달성했다. 비통신 부문 사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기업 경영에 특화된 인물을 선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의 서비스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어 ICT를 제외한 경영 부문의 경험도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내부 TF와 이사회에서 잘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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