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점유율에서 LG엔솔 제치고 2위 올라
내수 시장 벗어나 영향력 확대 움직임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전기차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비야디는 전기차와 함께 생산하는 배터리 시장에서도 몸집을 키우며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8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비야디는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 21.0%로 판매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비야디는 전년 동기 대비 98.3%의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과의 점유율 격차를 벌리고 있다.
점유율 2위인 미국 테슬라도 같은 기간 54.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비야디와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1.4%포인트(p)에서 올해 6.2%p로 벌어졌다.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지난해 6.2%에서 올해 4.4%로 급감하며 순위도 5위에서 7위로 밀려났다.
비야디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비야디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비야디는 전년 동기 대비 108.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점유율 상위 10위권에 든 전기차 배터리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배터리 업체로 시작한 비야디는 자사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한다. 수직계열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내수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비야디의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이 급등한 것도 자사 전기차의 판매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비야디는 지난해 186만 대의 신에너지차를 판매했다. 지난해 판매량이 이전 4년간을 합친 것보다 많다. 비야디는 올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합쳐 총 37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테슬라의 올해 목표치인 200만 대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다만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비야디의 한계로 꼽힌다. 미국 시장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인해 사실상 막혀있다. 인도와 호주, 스웨덴, 노르웨이 등 53개국에 진출한 비야디는 최근 영국과 스페인에도 진출하는 등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베트남 공장 유치에 성공했으며 프랑스에도 공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비야디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것은 맞지만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하면 영향력은 아직 크지 않다고 본다”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현재 북미에 구축하고 있는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이 급속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점유율 역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