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만난 中대사 “한·중 관계 어려움, 중국의 책임 아냐”

입력 2023-06-08 21:1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와 싱 대사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 마련 방안, 양국 간 경제협력 및 공공외교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현재의 한·중 관계에 대해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싱 대사는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초청해 동북아 정세 현안과 양국 관계를 논의했다.

이 대표는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간, 양국 국민 간 신뢰와 존중이 매우 높게 형성돼 있다가 최근 많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 당국과 국민 사이에 신뢰가 회복, 확산할 수 있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싱 대사는 “중국 정부는 항상 한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지만, 현재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혀 가슴이 아프다”며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 한국도 중국의 핵심 관심 사항을 존중해줬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전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중 핵심 문제이고, 중한관계의 기초이기도 하다. 그래서 (양국이) 수교할 때 한국도 이와 관련해 중국에 엄숙한 약속을 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이 약속을 잘 지키고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의 핵심 우려를 확실히 존중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예방해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이 대표와 싱 대사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한 공동 대책 방안 논의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최근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 때문에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함께 내고 공동의 대응책도 강구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싱 대사는 “일본이 경제 등의 이익을 위해 태평양을 자기 집 하수도로 삼고 있다”며 “이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과 한국은 일본의 이웃 국가로서,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세계 해양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해 오염수 해양 방류를 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중 무역적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싱 대사는 “중국도 한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서는 등의 원인도 있지만, 일각에서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더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한 중국대사관은 싱 대사의 발언을 보도자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주한 외국 대사가 국내 정치권 인사와의 회동에서 발언한 내용을 언론에 자료로 제공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