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 손실은 2021년보다 두 배가량 커지고 당기순손실 역시 10배 넘게 증가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지난해 영업 손실은 2601억7907만 원으로 2021년 1335억3682만 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당기순손실 역시 지난해 4458억4350만 원으로 2021년 372억371만 원과 비교하면 대폭 커졌다.
점포폐점 등으로 현금 창출력이 줄어들고 차입금 상환 부담이 큰 것이 적자 폭 증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홈플러스는 대전탄방점, 부산 해운대점, 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등 점포 10곳을 매각하고 일부는 폐점, 일부는 매각 후 재임대를 했다. 주력인 오프라인 매장 수가 줄어들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창구가 사라지며 영업 이익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
높은 차입금 비중 역시 홈플러스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올해 2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은 전년 대비 1381억 원 줄었지만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점포를 매각하고 벌어들인 이익을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하기보다 차입금을 갚는 데 사용하면서 악순환이 생겼다고 본다. 점포를 매각해 단기적으로는 차입금이 줄었지만 장기적으로 현금창출 능력이 떨어져 다시 차입금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온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도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2월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홈플러스는 모두 18개 오프라인 매장을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인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했다. 이용자 ‘맞춤배송’과 전국 121개 대형마트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 당일 배송 서비스 ‘마트직송’, ‘오늘밤 마트직송’, ‘즉시배송’ 등도 선보였다.
지난해 홈플러스의 매출액은 6조6005억 원으로 2021년 6조4807억 원에 비하면 소폭 증가했다. 홈플러스 측에서는 12년간 감소 추세를 이어왔던 총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섰다며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투자 → 매출 증가 → 이익 증가 →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의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며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는 실질적인 재도약을 이루어 냄으로써 홈플러스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