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IB 참여는 1.2%
미국계 은행 관여 전혀 없어
전문가 “시진핑이 만든 환경”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본토에서는 총 260억 달러(약 33조5556억 원)의 자금이 신규 IPO를 통해 조달됐는데, 이중 외국계 은행이 참여한 거래는 전체의 1.2%인 2억97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딜로직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저치다.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2009년만 해도 외국계 은행의 참여율은 40.8%에 달했다. 2019년 이 비율은 절반 수준인 19.3%로 낮아졌고, 이후 줄곧 하락했다. 2021년 5.4%로 한 자릿수를 찍었고 작년엔 3.1%까지 위축됐다.
특히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중국 본토 내 전체 109건의 IPO 중 미국계 은행이 관여한 거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스위스 대형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와 독일 도이체방크 등 유럽 은행 단 두 곳만이 올해 상장 주간사로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긴장 심화, 중국 당국의 폐쇄적인 금융 시스템 운영 등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중국 금융전문가인 프레이저 하우위 애널리스트는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든 환경”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가 냉전 질서에 따라 둘로 나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계 은행의 관여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다거나 외국계 은행의 참여가 진짜로 위험해서가 아니다”며 “다만 발행사 입장에서는 외국계 은행보다는 현지 주간사만 상대하는 편이 더 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