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안보, 싸울 필요 없는 평화 상태”
윤석열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첫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5일 ‘6‧15남북정상회담 23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남북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는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의원들과 함께 이날 오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 편향외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싸워서 이기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고 나아가 가장 좋은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북한의 일방적, 폭력적인 소통에 단호히 대응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평화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전날 정부는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따른 국유재산 손해에 대해 북한에 447억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 편향외교를 전면 재검토하고 대화의 문을 다시 활짝 열어야 한다”며 “편향적 진영 외교로 한반도를 신냉전의 한복판으로 다시 밀어 넣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보수 정부가 들어서면 강 대 강 대결적 정책이 반복됐고, 윤석열 정부 이후 말길까지 막히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가장 우려스러운 건 현 정권 집권 후 한반도 평화와 지역 안정의 핵심축이라 할 수 있는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된 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한‧중 관계에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윤 정부도 싱 대사 발언에 부적절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23년 전 오늘 한반도의 새로운 길을 열어낸 김대중 대통령의 결단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그 정신과 의미를 민주당이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행사에 참석해 “가치 외교를 우선하더라도 국익과 평화의 최종 목표”라며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국회가 평화와 국익을 위한 외교에 초당적으로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설훈·강선우·박용진·양경숙 민주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민주당 혁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도 자리했다. 행사가 열린 김대중도서관 1층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이 보낸 화환이 놓였다.
6‧15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분단 이후 이뤄진 첫 남북정상회담으로 당시 남북 정상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6‧15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해당 공동선언에는 ‘평화 통일’과 ‘이산가족 문제 해결’, ‘남북한의 교류’ 등 5개 합의사항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