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혼자 하는 것 아냐"…연이어 강조
이스라엘 방문에 주목받는 '생성형 AI'
"삼성, 부품 아닌 솔루션 파는 회사 될 것"
이스라엘ㆍ유럽 출장을 마친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이 혁신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경 사장이 다양한 창구에서 언급하는 혁신이 '생성형 AI(인공지능)'와 관련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경계현 사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5일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뮌헨ㆍ슈투트가르트, 스위스 제네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방문해 임직원, 스타트업, 고객들, 협력사를 만났다"며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혁신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며 "많은 혁신 기업들과 장기적 관점으로 다양한 협력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과 함께 토탈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삼성전자)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혁신에 대한 이 같은 발언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외신에 따르면 경 사장은 이번 출장에서 삼성 이스라엘 연구개발(R&D) 개발센터(SIRC)를 찾아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삼성전자가 인수한 스마트폰 카메라 기업 '코어포토닉스'와 더불어 여러 현지 스타트업과 회동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자체 초대규모 AI 모델을 보유한 세계 4대 국가 중 한 곳으로, '스타트업의 성지'로 불린다. 삼성의 벤처투자 전문 계열사인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 6월 이스라엘 반도체 스타트업인 '네우레알리티'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AI 서비스형 인프라 개발에 특화한 회사로 알려졌다. 같은 해 2월에는 '삼성넥스트'가 AI 머신러닝 모델 모니터링 플랫폼을 가진 이스라엘 스타트업 '아포리아'의 2500만 달러(약 298억 원) 시리즈A 펀딩 라운드에 참여하기도 했다.
실제로 경 사장은 다양한 소통 창구를 통해 연이어 생성형 AI와 혁신을 연관 짓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삼성전자 반도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임직원에게 전한 메시지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생성형 AI를 이용할 때 코딩 시간을 83% 줄일 수 있다"며 "생성형 AI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가 하는 일에 엄청난 혁신이 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의 AI 솔루션으로는 단말기부터 클라우드까지 전체를 커버하는 아키텍처가 필요하다”며 "삼성이 부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솔루션을 팔 수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AI 생태계에서 삼성 반도체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보 유출 문제로 금지했던 챗GPT 대신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로 업무 효율성의 혁신도 꾀하고 있다. 경 사장은 지난 9일 연세대학교 학생을 상대로 열린 세미나에서 "챗GPT는 최고의 지성"이라고 치켜세우며 "내년부터 (사내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쓸 수 있게 하려 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DS 부문은 연내 GPT-3.5 수준 이상 자체 거대 언어 모델(LLM)을 개발 중이다. 오는 12월 기본 서비스를 오픈하고, 내년 2월에는 회사 지식이 포함된 전문 검색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경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오는 20일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경 사장은 회의를 주재하고 반도체 사업과 관련한 경영현황ㆍ판매전략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