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사용량 많은 4분기 및 총선 앞둔 내년 1분기까지 요금 정상화 어려울 듯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한국전력은 역마진 상황에서 전기를 판매해야 하며 사실상 올해 전기요금 정상화도 어려워졌다. 총선을 앞둔 정부의 포퓰리즘과 비정상적인 전기요금 체제로 잘못된 수요 사인을 보낸다는 비판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요금)가 현재와 같은 1㎾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연료비조정단가를 2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고 전기요금의 핵심 요소인 전력량요금을 포함한 다른 전기요금 항목을 조정하지 않아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3분기 전기요금 동결은 예상됐다. 앞서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14일 기자과 만나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전기요금 동결로 전기요금 정상화는 물 건너 간 것으로 판단된다. 45조 원 대의 누적 적자 해결을 위해 한전과 정부는전기요금 정상화 인상 폭을 ㎾h 당 51.6원으로 산정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를 합해 누적 요금 인상 폭은 ㎾h 당 21.1원에 그쳤다.
정부가 한전 전기요금 정상화에 제동을 걸었고 그 배경엔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과 내년 총선 등이 있단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포퓰리즘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팔수록 손해를 보는 비정상적인 전기요금 체계는 전기 낭비로 이어질 우려도 낳고 있다.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적정한 요금을 통한 수요 조절(전기 절약)이 필요하지만, 싼 전기요금은 수요 조절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실제로 일부 업계는 2분기 전기요금 인상 당시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개문 냉방을 이어가는가 하면 전기 절약을 위한 개방형 냉장고의 문 설치를 꺼려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는 겨울철이 있는 4분기와 총선을 코앞에 둔 내년 1분기까진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